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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명문’<11> 향토를 빛내는 우량 스포츠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지리산초 입에 위치한 남원은 마라톤의 고장. 60년 역사를 자랑하는 남원농고가 오태식(오태식·40) 김양곤(김양곤·32)등 걸출한 국가대표 마라토너들을 배출해낸데 이어 80년대 후반부터 남원상고가 대물림,「남원마라톤」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하나, 둘, 셋, 넷』 부임3년째인 최영우(최영우·38) 코치의 구령에 발맞춰 교정 남쪽의 전정로(전정로) 체력장을 오르내리는 젊은 건각들의 눈빛에선 볼똥이 튄다. 내일을 향한 우승의 집념은 이렇듯 고된 하루 훈련속에 새벽을 열고 어둠을 저민다.
남원상고 육상부의 출범은 학교법인 남녕학원(남령학원) 설립후 4년이 지난 84년3월께 이상호(이상호·42)재단 이사장의 고집스러운 결단에서 비롯됐다.
당시 남원육상연맹 회장을 맡고 있던 이 이사장이 주위사람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굳이 비인기 종목인 육상부 창단에 발벗고 나선 것이다. 이후 이이사장은 전국을 돌며 유망주들을 스카우트 해 왔는가 하면 매년 2천만 원의 사재를 털어 선수육성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에 따라 남원상고 육상부는 86년 제16회 경호역전 마라톤대회에서 전북대표팀의 주력이 되어 당당히 우승, 남원마라톤의 명예를 한껏 떨치게 된다.『이제는 남원고을뿐 아니라 전북도민의 자랑이지요. 심지어 도교육위원회측 에선 학교체육을 강조할땐 으례 우리학교 육상부를 추켜세울 정도니까요』 육상부 살림살이를 떠맡고 있는 이기붕(이기붕·42)기획실장의 육상부 자랑은 신명이 난다.
실제로 남원상고 육상부는 해를 거듭하면서 각종 고교육상대회를 석권, 부동의 고교육상 명문고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는 중이다. 특히 고교마라톤의 백미(백미)라 할 경호역전 마라톤(중앙일보주최)을 2연패 (88, 89년) 했을 뿐 아니라 전국 남녀고교 구간마라톤 대회 (코오롱주최)를 거푸 우승(88, 89년)하는 등 성가를 드높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 국가대표 상비군인 나석(나석·23·전북대3년) 과 장기식(장기식·21· 건국대1년), 주니어대표인 형재영(형재영· 2O·건국대 진학예정)등을 배출해냈다.
이밖에 주니어대표를 지낸 엄재철(엄재철·23·전북대3년) ,88년경호역전 최우수 선수인 오백수(오백수· 21· 계명대1년)와 89년 최우수 선수인 김재권(김재권·20·서울시청)등도 한국 마라톤의 앞날을 기약하는 꿈나무들이다.
올시즌 남원상고는 경호역전 (3월12∼16일)과 코오롱대회 (3월25일) 3연패에다 전국체전 (10월) 마저 제패하겠다는 당찬 포부 아래 맹훈을 거듭하고 있다. 주요 라이벌로는 울산고·목포기공·배문고이며 경북체고·대전체고도 다크호스로 꼽힌다.
이를 위해 남원상고는 지난해 7월 지리산에 훈련캠프를 차려놓고 강도 높은 산악훈련을 실시한데 이어 지난 1월엔 제주도에서 20일간 전지훈련을 쌓기도 했다.
현재 육상부원은 모두10명으로 기존 6명에 유망주 4명을 신입생으로 보강, 막강진용을 구축했다. 선수 전원이 합숙소(전정사) 생활을 하며 다져온 선·후배 사이의 두터운 정은 육상부의 큰 자랑이다.
지난해 말엔 육상부 후원회인 전정회(전정회)가 결성 돼 후배 뒷바라지를 다짐하고 나섰다. 회장은 육상부 1회 졸업생인 나석이 맡았고 1인당 매년 4만원씩을 갹출, 작은 정성을 모으기로 했다.
학생회도 매년 체육성금(1인당 3천원)을 모아 육상부를 지원하고 있다
애로 사항이라면 4백m트랙을 갖춘 종합운동장 시설이 없는 것. 시공원 부지가 있긴 하나 재정 형편상 아직 엄두도 못 내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 가운데서도 남원상고 육상부는「모든 일에 최선을 다한다」(전정)는 교훈 아래 항상 정상을 달리자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천혜의 훈련여건, 학교측의 전폭적인 지원속에 남원상고 육상부의 장래는 불을 보듯 밝기만 하다.<전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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