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투자 때는 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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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배당주 투자 시즌이 돌아왔다. 짧게는 한두 달만 투자해도 은행 정기예금 연 수익률보다 높은 배당수익을 챙길 수 있는 매력 때문에 매년 연말이 다가오면 고배당주들의 주가가 들썩인다. 예컨대 배당수익률 20.6%(주당 1만4500원 현금 배당)로 지난해 가장 높은 배당수익을 올렸던 한국쉘석유는지난해 상반기 내내 5만원대였던 주가가 9월 이후 폭등, 연말에는 8만원에 육박했다. 전문가들은 "배당수익뿐 아니라 매매차익까지 노린다면 조금 더 서둘러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배당수익을 챙기는 것은 물론이요, 배당 기대감으로 주가가 뛰기 전에 싼 값에 사서 비싼 값에 되팔라는 얘기다. 12월 결산법인의 경우 연말 결산이 끝난 후에야 배당 여부와 배당율을 결정하지만 이미 한해 영업실적에 대한 윤곽이 나온 데다 배당 수익률은 매년 비슷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이 투자의 적기인 셈이다.

◆어떤 종목에 투자할까=2000년 이후 4.5% 내외였던 거래소 12월 결산법인 평균 배당수익률은 지난해 2.6%로 뚝 떨어졌다. 그러나 한국쉘석유를 비롯해 동서산업과 S-Oil.KT 등은 7%가 넘는 고배당을 했다. 배당투자도 어떤 종목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린 셈이다.

전문가들은 우선 하반기 실적전망이 좋으면서 지난해 높은 배당을 했던 종목을 고르라고 조언한다.

CJ투자증권 김승한 연구원은 "2000년 이후 기업 실적이 좋으면 배당금 규모도 따라서 커졌다"며 "기업들이 배당정책을 일관되게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는 데다 지배구조개선 펀드 등의 영향으로 주주가치 증대 노력을 더 기울인다는 점에서 배당투자에 관심을 가져볼만 하다"고 말했다. CJ투자증권은 엠케이전자와 S-Oil.희훈디앤지.KT 등이 올해 7%가 넘는 고배당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한투자증권도 엠케이전자와 S-Oil을 고배당주로 꼽았다.

우선주도 좋은 투자 대상이다. 의결권이 없어 보통주보다 싼 데다 보통 1% 정도 배당을 많이 해주기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상대적으로 높은 배당수익이 기대되면서 투자 리스크가 적은 유망 우선주로 LG와 CJ.LG생활건강.SK.LG화학.LG전자.삼성SDI.현대차 우선주를 꼽았다.

◆'무늬만 배당주 펀드'는 주의해야=배당시즌에 맞춰 배당주 펀드에도 돈이 몰린다. CJ투자증권이 2001년 이후 배당형 펀드 수탁액을 분석한 결과 10월을 고점으로 9~11월에 배당주 펀드에 가장 많은 돈이 몰렸다. 배당주 펀드엔 대부분 '배당'이란 단어가 포함돼 있어 투자자들이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이름만 배당주이고 실제 운용은 일반 주식형 펀드와 다를 바 없는 '무늬만 배당주' 펀드도 적지 않다.

제로인의 우현섭 펀드 애널리스트는 "펀드 이름에 '배당'이 들어있다고 모두 배당주 펀드가 아니다"며 "배당주 펀드에 투자할 때는 해당 운용사의 운용전략과 스타일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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