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인사동
영국 런던
영국 런던의 벤치(사진(下))는 단순하지만 잘 살펴보면 안락하면서도 안전한 벤치를 만들기 위한 배려가 엿보입니다. 몸체를 둘러싼 2cm 두께의 우레탄 고무는 비가 와도 물기를 쉽게 뱉어내며, 사계절 기후에 잘 대응하는 소재입니다. 검소한 모습의 이 벤치는 형태와 재료 양 측면에서 친화적인 느낌을 줍니다.
디자인은 시각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벤치는 보기에 평범한 공공시설물이지만 사실은 인간공학적인 타당성, 구조적인 안정성, 유지관리상의 편의성, 안전성과 심미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매우 까다로운 제품입니다.
형태와 크기, 재료 등 수많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주위 환경과 조화를 이루고, 이용자를 섬기는 벤치를 만들어야 합니다. 시민들은 보기도 좋고 앉기도 좋은 벤치를 원합니다. 삶의 공간에서 이용 행태를 도외시한 벤치들은 이제 '앉을 수 있는 벤치'로 대체되어야 합니다.
권영걸 한국공공디자인학회 회장
서울대 디자인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