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승진 장기근속 우대」이렇게 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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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찬성>

<객관적 근무평가 어려워>
나성우<광주시 동구 용산동636의53 용봉연립33호>
현재 교사들은 연수성적·가산점·품행, 그리고 장기근속등을 퍼센트로 평가한 이른바 근무평정에 의해 승진이 이루어진다.
외형상 보기에는 아주 공평하고 객관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그렇지만은 않다.
근무평정을 담당하는 학교측은 문교부가 요구하는 짜여진 틀에 교사들이 따라오기를 요구하며 이를 기준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교사가 아무리 자질이 뛰어나고 직업의식이 투철해도 바라는 논리에 부합되지 않을 때는 좋은 평점을 받기가 어렵게 된다.
때로는 높은 평점을 받기위해 본의 아니게 자신의 소신을 굽혀야 하며 상사들에게 아부하고 심지어 물질공세까지 펼쳐야 할 때가 있다.
그래서 교사들은 신분이 위축되고 항상 눈치를 보며 상호간에도 불신과 갈등이 팽배하게 된다.
결국 교사들의 양심과 신분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단순하게 보일지라도 장기근속을 바탕으로 승진이 이루어져야 한다.

<실적주의에는 많은 폐단>
박상민<부산시 구암2동29의23>
현행 교사승진제도는 실적주의에 입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경력주의보다 합리적일 수 있으나 많은 폐단이 있어 개선이 요망된다.
첫째 이로 인해 교단이 기회주의와 요령주의가 판치는 사회가 되고 말았다. 오직 가시적인 실적만을 위한 교육활동들로 인해 진정한 교육적 목표를 벗어날 소지가 많았던 것이다.
둘째 실적주의 제도하에서 경로효친의 양속이 퇴색해 버렸다. 젊은 교사가 연로한 교사에게 명령·질책을 예사로 하는 것을 간과해선 안된다.
셋째 교단이 지나친 승진욕구 때문에 과열경쟁이 빚어진 결과 시기하고 경계하는등 암투가 존재하는 것 또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넷째 교사의 교육활동이 승진에 얽매이다 보니 이를 위한 점수관리에 신경쓴 나머지 학생지도를 소홀히 할 소지가 많다는 것이다.
또 일부에선 이와 같은 실적위주의 근무평정제도가 아니라면 교단이 무사안일로 흐르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도 있지만 정상적 교원양성교육을 받은 교사라면 이는 크게 걱정할 것은 못된다고 본다. 따라서 경력우대의 승진규정은 시행해 봄직하다고 본다.

<풍부한 경험과 안목 중요>
최일화<인천시 남구 도화동235>
예전과는 달리 지금의 초·중등교육은 전국민을 상대로 하는 대량교육·국민교육이다. 일부 특수층을 상대로하는 교육이 아니라 보편적·일반적 교육인 셈이다. 교육업무가 특수한 능력의 소지자나 인텔리만이 할 수 있는 성격의 것도 아니다. 또 수학의 공식처럼 딱 떨어지는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다. 상황과 여건에 따라 폭넓은 경험과 안목으로 대처해야 할 요소도 다분한 것이다.
교육적 경험이 풍부한 오랜 경륜의 교사를 도외시한채 연수성적과 가산점을 중요시 한다는 것은 장기근속 교원의 경험과 그로부터 얻어진 값진 교육적 안목을 소홀히하는 것이 되고 그분들의 교육적 사명감을 약화 시키는 결과가 될 것이다.
뿐만아니라 젋은 교사들의 불필요한 경쟁심을 부추겨 교육 본래의 사명보다는 교육외적인 것에 몰두하게 하는 부작용마저 일으킬수 있다. 따라서 경력우대의 승진 규정은 이같은 부작용을 막고 교사상호간에 신뢰·협조·융화의 분위기를 조성해 한층 효율적인 교육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반대>

<유능한 교사의 기회 박탈>
김진호<경남진주시가좌동1439의12>
개정안에 따르면 교사들이 교장으로 승진하는데 최소한 30년이 걸리게 된다. 모든 평가요소가 하향조정 되었지만 근무경력에 대한 평점비중만 상향조정돼 장기근속자를 승진에 있어 우대하고 있다.
그러나 기한만 되면 승진 된다는 무사안일이나 기회주의를 부추긴다면 이는 마땅히 재고 돼야할 것이다. 더구나 벽지근무 가산점수가 하향조정돼 교육환경이 열악한 도서벽지가 교사들로부터 기피될 소지가 높다. 뿐만아니라 유능한 중견교사가 근속연한에 따른 승진 규정으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멀어 진다면 교육계 전체로 보아 손실이 아니겠는가.
아닌게 아니라 교직이 사회적으로 높이 평가 받지못해 유능한 젊은이가 교육계진출을 꺼리고 있는 상황에서 결과적으로 능력에 따른 승진기회를 줄이게 되는 장기근속자 우대제도는 비합리적이라고 본다.
따라서 근무·연구·가산점수 등이 상대적으로 하향조정 된 것은 성실하고 유능한 교사들이 점수관리에 얽매이지 않고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기여한다면야 환영할만 하지만 그보다 부작용이 더 클것으로 우려된다는 점도 결코 간과 돼서는 안될 것이다.

<젊은 교사들 사기저하 예상>
김세곡<광주시회정동740>
이번 개정안의 가장 큰 특징은 근무경력 평정기간을 현행 25년에서 30년으로 연장하면서 경력평점 비중을 42·6%로 7%올린것과 연수점수 및 각종 부과점수를 절반으로 하향조정한 점이다. 근무경력 연수를 늘리고 점수를 상향조정한 것은 일선 선배 경력교사들을 우대하기 위한 배려로 환영하는 바이지만 너무 경력에만 큰 비중을 둔다면 교육계의 참신성과 능력있는 젊은 교사들의 사기저하가 많이 뒤따를 것이 예상된다.
더구나 각종 자격연수나 연구점수·부가점수등의 상대적 저하는 교사가 전문직으로 부단히 연수하고 연구해야 하는 직종임에도 이러한 노력에 대한 의욕을 반감시켜 안일무사와 나태풍조를 조장하지 않을까 염려된다.
따라서 근무연한만을 무조건 연장할 것이 아니라 25년을 그대로 두고 그 이상의 초과경력에는 부과점수를 적절히 부여함으로써 승진의 노령화를 방지하는 제도를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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