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판 신문이란 … 가정에 배달되기 전날 찍는 초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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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또한 가판은 낙종을 막는 안전판과 같은 존재로 신문시장의 암묵적 카르텔로도 여겨졌다. 가판을 통해 내용의 표준화와 획일화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신문이 '그 나물에 그 밥'이란 지적을 받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중앙일보가 가판을 없앤 것은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해서다. 중앙일보는 2001년 10월 16일 사고(社告)에서 "가판신문은 신문사끼리 남의 신문을 베끼거나 외부에서 부적절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악용돼 온 측면이 없지 않았다"며 "이러한 관행에 대한 자성으로 과감히 가판 폐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후 2005년에 들어서면서 조선일보(3월 7일)와 동아일보(4월 2일자) 등 주요 신문이 가판 폐지의 대열에 합류했다. 현재 주요 일간지 중에는 한국일보와 서울신문.국민일보가 가판을 발행하고 있다. 경제지와 스포츠지는 가판을 내고 있다.

가판이 사라진 뒤 기사 경쟁이나 취재 방식 등도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업체 홍보 담당자인 K씨는"가판이 있을 때는 저녁에 나오는 신문 기사들이 대부분 일률적이었다"면서 "가판이 폐지되고 난 뒤에는 매체 간 특종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아침에 어떤 기사가 날지 두렵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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