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권력구조 개편 급하다” 고르바초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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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파 숙청 등 곧 대대적 수술/다당제 사실상 도입한 셈/당 대회 6,7월로 다시 당겨/60인 특위구성 당 강령 개정 작업
【모스크바 APㆍ로이터=연합】 고르바초프 소련공산당서기장은 5일 공산체제 혁신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소집된 역사적인 당중앙위 전체회의 개막연설에서 「인간적이며 민주적인 사회주의」 실현을 거듭 제창하면서 이를 위해 공산당의 주도적 역할 포기 및 권력체제 개편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관계기사5면>
고르바초프는 또 개혁 가속화를 위해 제28차 당대회를 오는 6월말이나 7월초로 앞당겨 개최할 것을 제의하는 한편 비공식조직들과도 협상할 용의가 있음을 천명함으로써 앞서 예고된대로 보수세력에 대한 일대숙청을 비롯한 대대적인 수술에 곧 착수할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이날 오전 10시 비공개로 개막된 회의에서 행한 1시간여의 연설을 통해 『당의 지위가 헌법에 의해 강요돼서는 안되며 민주적 절차에 의해 이를 쟁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공산당의 「지도적 역할」을 보장한 헌법 제6조를 폐기할 것임을 시사했다고 소련 관영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고르바초프는 소련에 이미 다양한 정치조직이 존재하고 있어 사실상 다당제를 도입한 셈이라고 지적,현 정치상황으로 미뤄 「어떤 단계」에 이르면 공산당 아닌 정당의 출현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고 타스는 전했다.
고르바초프는 서기장을 대신할 당의장직 신설 등 권력구조개편이 시급하며,오는 10월로 이미 한차례 앞당겨진 바 있는 당대회를 다시 앞당겨 6월말이나 7월초 조기개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고 타스는 전했다.
그는 최근의 민족분규에도 언급,『비공식조직들과 협상할 용의가 있다』고 선언했으나 『헌법을 무시하는 분리주의자들과는 대좌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소 연방탈퇴는 결코 용인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날 회동에 참석한 한 인사는 고르바초프가 제시한 당강령이 너무 일반적인 내용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었다고 전하면서 고르바초프를 위원장으로 하는 60인 특별위원회를 구성,강령 마무리 작업에 들어갔다고 덧붙였다.
한편 당기관지 프라우다는 이날 고르바초프가 『당은 반드시 개혁을 단행해야 하며 이에 불응하는 세력은 정치일선에서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함으로써 보수세력에 대한 숙청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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