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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가치관 정립 ″급선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겨울잠에 빠졌던 대학캠퍼스가 신입생을 맞을 채비로 분주하다.
각 대학 측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때 배부할 학사과정 전반에 걸친 소개책자 제작에 열중하고 있으며 각 총학생회는 신입생오리엔테이션 프로그램 마련에 바쁘다.
좁은 대학 문을 열고 들어선 신입생들이 갖고 있는 것은 막연한 환상뿐 이제부터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나가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모르는 게 너무 많다.
각 대학의 오리엔테이션 시즌을 맞아 대학생활의 면면을 소개한다.
◇가치관 정립=고교 때의 타율적이고 통제된 생활에서 벗어난 신입생들이 보람찬 대학생활을 꾸러나가기 위해서는 먼저 대학인으로서의 가치관을 정립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 할 수 있다.
원호택 서울대 학생생활연구소장은 대학인의 사명에 대해 『우선 전문적 지식과 원만한 인격을 지닌 교양인이 되는 것』이라 강조하고 『스스로 모든 것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중요한 기준이 될 「대학에 들어온 목적」을 분명히 깨달을 것』을 신입생들에게 당부하고 있다.
입학식을 전후해 3월말까지는「모임의 홍수」라고 불릴 만큼 각종 행사가 잦아 신입생들의 발걸음을 분주하게 한다.
대부분 술을 매개로 하는 신입생 환영회 등의 모임은 술을 마시며「비로소 성인이 되었다」는 만족감과 함께 선배들에게 듣는 대학생활에 관한 사전정보 덕에 대학생활에 빨리 익숙해질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생활의 리듬을 깨뜨려「대학의 자유」를 불안과 혼란으로 바꿔놓을 우려도 있다.
◇학업=신입생들의 대학에서의 학업은 수강신청·학점취득·성적평가의 3단계로 이뤄진다. 이밖에 부전공·복수전공·교직과목이수·학사편입과 함께 교양과목 특별시험·계절수업·조기졸업제 등의 다양한 학사제도가 신입생들의 관심을 끌게 된다.
수강신청이란 한 학기동안 수강코자하는 교과목을 신청하는 절차로 서울대 2월7∼8일, 연세대 2월21∼23일, 고려대 3월2일등 대부분의 대학들이 입학식 이전이나 늦어도 입학식 날 까지 수강신청을 끝마친다. 「기초과정」이라 불리는 1학년 첫 학기의 수강과목은 국어·체육 등 교양필수과목과 외국어, 인문·사회·자연과학 등 교양선택과목을 포함해 15∼19학점을 취득케 되는데 특히 주의해야할 점은「기초과정 수강편람」등의 책자를 숙독하여 대학별로 지정된 교양과목최저 이수학점에 어긋나지 않도록 하는 것.
정오근 서울대수업과장은『기초과정 때의 수강신청 실수로 졸업사정 때 문제가 발생하는 학생들이 지난해에 18명이나 있었다』며 『신입생들은 수강편람 등에 정해진 규정대로 정확히 신청,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신입생들의 대학공부에 있어 가장 큰 갈등은 전공에의 부적응문제. 작년도 서울대 입학생의 35·5%가 자신의 소속학과가 가장 원하던 것이 아니라고 답변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나듯이 상당수 학생들이 타 전공을 원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학생들의 문제를 해결해주고 다양한 학문의 기회를 제공해주는 학사제도가 부전공으로 2∼3학년초에 직전학기까지의 성적이 일정수준 이상이면 21∼24학점의 타과 전공과목 을 신청, 이수해 부전공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학업 외 활동=대학생이 되면서 학과공부 이외의 관심분야에 대한 호기심과 취미활동 욕구를 가장 잘 충족시켜주는 것이 바로 동아리(서클) 활동이다.
한 사회과학연구동아리에 참여하고있는 김석정양(21·이대사회생활2)은『동아리활동을 하면서 공동체의식에 대해 눈을 뜨게되고 농촌봉사활동 등에 참여, 산 체험으로 얻은 지식을 갖게됐다』며 동아리 활동의 긍정적 측면을 강조했다.
신입생들이 부닥치는 가장 큰 갈등중의 하나인 학생운동 참여에 대해 원 소장은『사회구조의 모순에 눈을 뜨게 되는 신입생들은 운동의 구호·방식 등을 접해본 뒤 열린 마음을 지니고 한쪽으로 치우침 없이 자유로운 자신의 판단과 선택에 따라야 할 것』이라 말하고 『이를 위해서는 사회과학의 체계적 공부와 더불어 문학·철학·고전 등 풍부한 독서와 많은 경험이 바탕이 되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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