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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 하늘이 낮아졌다

중앙일보

입력

하늘로 하늘로 다가서기를 수년, 이제 그 하늘과 맞닿기라도 할 듯 기세등등이다.

서울시 양천구 목동-. 목동의 스카이라인이 숨쉴 틈 없는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쭉쭉 뻗어가는 초고층 빌딩 사이로 서울의 '신 성장도시'를 뽐내는 목동의 하늘은 이제 손에 잡힐 듯 땅 위의 건물과 얼굴을 맞대기 시작했다.

◆솟아오르는 빌딩들
= 정모(41)씨는 최근 양천구청을 들렀다 나오는 길에 눈을 의심했다. "회사 일로 10여년 전 목동지역을 누비고 다녔다"는 그는 지방근무로 한동안 서울을 비웠다가 다시 온 터였다. 단아하게 정비된 길을 보고서도 놀랐지만 일단 높이 솟아오른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보느라 말문이 막혔다. 마치 외국의 유명도시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고층으로만 높고 보면 2003년 완공된 목동의 현대하이페리온1은 69층으로 입을 쩍 벌리게 만든다. 한동안 국내 최고층을 자랑하던 여의도의 63빌딩을 단숨에 누른 층수다. 69층인 하이페리온의 지상 높이는 256m로 63빌딩보다 7m가 더 높다.

90년대 중반까지 5~20층에 불과했던 목동의 스카이라인이 이제 그 수준을 뛰어넘고 있다. 목동 줌심부의 대부분 건물이 40층을 훌쩍 넘어 하늘과의 경계는 한참을 올려다봐야 눈에 잡힌다.

◆베드타운에서 복합타운의 메카로
= 30층이 넘는 초고층 빌딩과 주상복합 아파트.오피스텔을 비롯 현대백화점.행복한세상 등 대형쇼핑시설이 속속 들어서면서 목동은 주거.업무.상업중심지로 급성장중이다. '베드타운'에 그쳤던 과거의 목동이 아닌 것이다.

양천구 목6동~신정 1동에 걸쳐 'S'자형으로 형성된 목동의 중심축은 1990년대 이후부터 지속적인 개발이 이뤄진 구역이다. 현재까지 현대 하이페리온 등 주상복합 10개 단지, 동양 파라곤 등 오피스텔 19개 단지 등 29개 단지가 만들어졌다. 종합운동장과 방송국 등 문화시설도 이 곳에 밀집했다. 건물들도 대부분 30층 이상의 초고층이다.

목동 중심지에 근무한다는 송모(43)씨는 "10여년 전에만 해도 기독교방송 건물 외에 그리 높은 건물을 찾아보기 어려웠던 곳이 목동"이라면서 "최근엔 고층 아파트와 오피스텔 외에도 각종 문화.쇼핑시설이 몰려 있고, 시설도 현대식이어서 어느 지역 못지않은 편리함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부럽지 않다
= 지금까지 목동은 'No.2'였다. 서울 서남부지역의 고급 주거단지로 자리잡은지 오래지만 '강남'이란 절대강자(?)에겐 언제나 한 수 아래였다. 한동안 아파트 값도 '강남 밑에 분당, 분당 밑에 목동'이란 세간의 평가도 받았다.

하지만 목동만을 본다면 얘긴 다르다. 강남권이 강남.서초.송파구 등 '우량종목'를 앞세워 높은 부동산 상승세를 주도했다면 목동은 양천구의 최고 블루칩이다. 대치.압구정동과 맞먹는 수준이라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동(洞)단위만으로 높고 보면 이미 강남구 평균을 앞서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인천공항과의 접근성과 인천 송도 국제도시 개발은 물론 주변 구로공단이 고부가 IT벤처타운으로 변모하면서 목동은 고급화된 배후단지 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양천구청 관계자는 "초고층 건물과 함께 녹지공간도 철저한 재정비가 이뤄져 서울의 어느 곳보다 나은 쾌적한 전원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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