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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사무소-증명서 떼느라 북새통|분당 신도시 시범단지 투기 열풍 이모저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국세청은 현재 주택을 소유하고 있으면서 투기 등 실수요가 아닌 목적으로 분당 아파트를 추가로 취득, 다수 주택을 소유하게 되는 가구에 대해서는 특별 처리가 아닌 가구별로 세무조사를 할 계획.
국세청은 이와 함께 이번에 적발된 사람이 앞으로 아파트 등 부동산을 거래하게 되면 그 거래에 대해 즉시 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도 추가로 전산 수록하는 등 인별로 누적 관리해나갈 계획.
국세청은 이를 위해 현재 부동산 특별 조사반 30개 반 (1백44명)을 편성, 조사를 벌이고 있는데 조만간 조사반을 대폭 확대 편성할 방침.
한편 국세청은 모델 하우스 공개 첫날인 26일 투기 혐의자로 보이는 9명을 적발, 조사를 펴고 있다.
국세청은 분당 시범 단지에 투기 바람이 일자 『투기꾼들은 모두 적발,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원천 봉쇄 작전」에 나서 부동산 중개업자 등과 모델 하우스 안팎에서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을 전개.
단속반은 휴일 첫날과는 달리 셔틀버스가 출발하는 양재동 등 4곳까지 직원들을 배치하고 경찰 1개 중대와 합동으로 단속에 나서는 등 대단한 열의를 보이고 있으나 『투기꾼들이 하도 교묘한 방법으로 고객 유치에 나서 투기가 가라앉을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며 고개들을 갸우뚱.
각 업체의 분양 안내 사무실에는 여러 대의 전화가 설치돼 있으나 하루종일 분양 문의 전화가 걸려와 서울∼분당간 전화를 연결하는 성남 전화국의 업무량이 폭주, 사무실마다 장시간 전화가 불통되는 등 분당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그대로 반영.
분당에 이르는 극심한 교통난은 모델 하우스 주변뿐 아니라 서울∼분당 셔틀버스 출발 지점인 양재동 등 4곳에서도 피부로 실감할 정도.
지하철 3호선 양재역 부근에 설치된 임시 정류장에서 1백여m의 장사진을 치며 버스를 기다리던 시민들은 현장 주변 교통 체증으로 10분 간격 예정의 버스가 2시간이 넘도록 나타나지 않자 『안내 방송도 없이 이렇게 고생시킬 수 있느냐』며 푸념.
모델 하우스가 일반인에게 공개되자마자 주변에는 컵라면·핫도그·꿀차 등을 파는 노점상들이 대거 등장, 때아닌 대목.
봉고차까지 동원, 짭짤한 수입을 올리기도 하는 이들 노점상들은 시중에서 4백원인 컵라면·꿀차를 1천원으로, 2백원인 핫도그를 5백원으로 올려 받는 등 도로 주변 1km에 늘어서 성업 중.
분당 아파트 열기는 경기도 수원·안양·의왕·과천 등지까지 번져 27일 각 동사무소의 아파트 청약용 주민등록등본과 인감증명발급 건수가 평소보다 40% 증가.
수원시 영화동의 경우 27일 갑자기 급증, 1백77건의 주민등록등본을 발급했는데 이는 평소 1백20건보다 47%가 늘었고 매산 동사무소는 1백17건으로 평소 80건보다 46·2%가 증가하는 등 수원시의 24개 동사무소 증명 담당 창구는 온종일 혼잡이 가중. 【수원】
28일 오전 9시쯤 서울 개포 2동사무소 민원 창구에는 분당 지구 아파트를 분양 받기 위해 민원 서류를 떼려는 주민 50여명이 줄지어 늘어서 북새통을 이루기도.
동사무소 측은 『27일 하루만도 2백여명의 주민들이 분당 아파트 분양용 주민등록등본과 인감증명을 발급 받아 갔다』고.
민원 주임 신해윤씨 (42)는 『타 지역과 달리 이 지역 입주자들의 90%는 국민 주택 규모 이하 주택 소유자들이어서 이 기회에 거리도 별로 멀지 않은 분당 지역에 아파트 평수를 늘리기 위해 몰리는 것 같다』고 나름대로 평가.
서울 강남 신사동 주택 은행 지점에도 27일에 이어 분당 아파트를 분양 받기 위해 주택 청약금과 주택 청약 저축 관계를 묻는 문의 전화가 빗발쳐 일반 업무가 거의 마비되다시피 하고 있는 실정.
이 은행 직원 이원근씨 (27)는 『어제부터 평소보다 4∼5배의 고객들이 문의 전화를 해오고 있으며 어제는 50여명이 직접 찾아와 문의를 하기도 했다』고 밝히기도.
26일 분당 신도시 아파트 모델 하우스가 공개된 뒤부터 한국 주택 은행 본점과 서울의 97개 지점에는 구비 서류와 대출 관계, 청약 예금과 저축의 신규 가입 가능성을 문의하는 전화가 끊임없이 걸려와 업무에 큰 지장을 줄 정도.
서울 여의도 본점 상담실 이종환 대리는 『27일 하룻동안만도 전화 상담 건수가 2천여건이 넘어 평소의 4배 이상이였고 저축부·기금부 등 해당 부서에 문의 전화가 온 것도 평소의 두배 이상이였다』며 『본점으로 직접 찾아오는 손님도 27일 하룻동안 40여명이 넘는 등 다른 업무를 거의 할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주택 은행 거여동 지점 행원 이 모양은 『하루종일 문의 전화가 끊임없이 오지만 아직 본점으로부터 분당 건에 대한 정확한 내용을 담은 시달 공문이 내려오지 않아 혼란이 크다』고 말했다.
모델 하우스가 있는 성남시 수내동 일대 잔류 차량 5천여대는 이날 오후 6시부터 몰아닥친 강추위와 인파로 오후 9시까지 빠져나가느라 고역.
이 여파로 경부고속도로 수원 톨게이트에서 판교까지는 때아닌 차량 적체 현상이 빚어져 이곳을 통행하는 기사들은 덩달아 곤욕을 치르기도. 【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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