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내생각은

지구과학 과목 홀대해서야 …

중앙일보

입력 2006.08.09 20:30

지면보기

종합 29면

주위에 널린 돌을 탐구하는 지질학, 해.달 등을 탐구하는 천문학, 날씨 변화를 알아보는 대기과학, 바다의 각종 현상을 연구하는 해양학 등을 다루는 지구과학은 인간 생활과 가장 밀접한 과학 과목이다.

그런데 고교 지구과학 과목이 위기에 처했다. 고1 때까지는 지구과학이 물리.화학.생물 등 다른 과학 과목과 균형을 이루며 교과서에 포함돼 있다. 그러나 고2 때부터 학생들이 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제7차 교육과정이 시행된 1998년 이후에는 지구과학을 선택하는 학생 수가 급격히 줄고 있다. 문제는 과목 선택 과정이 결코 자유경쟁이라고 할 수 없다는 데 있다.

학생들의 과목 선택 기준으론 흥미와 적성이 우선돼야 하지만, 대학 입시에 유리한지가 최우선 기준이 되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세칭 일류대학들의 입시 전형에선 고교의 지구과학 과목이 거의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물리.화학.생물 등 다른 과학 과목들이 대부분 대학 이공 계열의 주요 전형과목이란 사실과 대조를 이룬다. 이런 상황에서 지구과학 과목을 선택할 수 있는 학생들이 얼마나 될까.

주요 대학들이 지구과학을 입시 전형과목에 포함시키지 않는 이유는 지구과학에 대한 인식 부족 때문이다. 그러나 통합 과학 성격이 짙은 지구과학은 고교생들이 지구의 다양한 현상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지진.화산.쓰나미 등 갈수록 심해지는 자연재해와 지구환경 문제도 모두 지구과학의 학습 내용이다.

이런 중요성 때문에 외국의 교육정책은 초.중등 교육에서 지구과학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 미국.중국.일본 등 전통적으로 지구과학을 중시해 온 국가들은 자연재해나 지구환경 문제 등을 지구과학 과목에 추가하고 있다. 호주.프랑스.독일 등 지구과학을 홀대해 온 국가들도 최근 지구과학을 새로운 과목으로 추가하는 추세다.

지구과학은 학생들이 생활 속에서 흔하게 접하는 현상을 흥미롭게 배우기에 적합하고, 환경변화 등 새로운 문제 파악과 해결에도 크게 기여한다. 이런 점에서 우리 고교에서의 급격한 지구과학 선택률 하락 현상은 심히 우려할 만하다. 정부가 지구과학 교육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할 시점이다.

신동희 단국대 교수·과학교육

Innovation L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