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성지지층 온라인 아귀다툼…'명낙대전' 민주 결국 탈났다

중앙일보

입력 2021.08.20 05:00

업데이트 2021.08.20 05:13

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왼쪽)가 지난 4일 서울 마포구 YTN미디어센터에서 토론회에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뒤를 지나가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왼쪽)가 지난 4일 서울 마포구 YTN미디어센터에서 토론회에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뒤를 지나가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대선 유력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충돌이 온라인 지지그룹 간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당 내에선 “이전투구(泥田鬪狗·진흙탕에서 싸우는 개)급”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정치 관련 유튜브 채널 6개(고발뉴스TV·김용민TV·새날TV·시사타파TV·열린공감TV·이동형TV)는 19일 입장문을 통해 “이낙연 민주당 대선 후보 캠프에서 자기에게 단지 비우호적이라는 예단으로 우리를 지목하고는 방송 내용과 성향을 분석한 ‘괴문서’를 제작했다”며 “전형적인 블랙리스트”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경선 과정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그룹에 우호적인 채널들이다.

이들이 공개한 ‘이낙연 후보 비방을 주도하는 유튜브 방송 실태’라는 제목의 문건에는 “이 후보가 노무현 대통령 탄핵찬성 투표를 하고,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과 결탁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음해하는 등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했다”고 적혀있다.

이종원 시사타파TV 대표가 19일 라이브방송을 통해 이낙연 전 대표 캠프 문건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이종원 시사타파TV 대표가 19일 라이브방송을 통해 이낙연 전 대표 캠프 문건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그러자 이낙연 캠프는 이날 오후 “해당 문건은 이낙연 캠프에서 유튜브 모니터링을 담당하는 분이 업무수행 차원에서 작성한 것”이라며 “재발하지 않도록 캠프 차원에서 더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들 유튜브 채널의 시청자들은 “(의혹을) 더 파야 한다”, “법적 조치 해야 한다”며 격렬하게 반응했다. 이들의 공세에 대해 이낙연 캠프 인사는 “사실이 아닌 사안으로 비방하고 있다. 이재명 지사의 지사직 사퇴 공방, 황교익 경기관광공사 사장 인선을 둘러싼 논란 이후 정도가 더 심해졌다”고 말했다.

비방전에 시달리는 건 이 지사도 마찬가지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이 지사를 비하하는 악성 댓글이 매크로(자동댓글생성) 프로그램을 통해 작성됐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친여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7월 경선 레이스 시작 이후 형수 욕설 문제 등을 거론하며 이 지사를 특정 단어로 비하하는 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이 지사 캠프 관계자는 “최근 이 지사를 겨냥한 극단적인 언사가 급격히 늘었다. 상시모니터링팀을 만들어 필요할 경우 법적대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루 1만명 가량이 방문하는 민주당 온라인 당원게시판에선 최근 두 주자의 지지자 간에 전면전이 벌어졌다. 특정 주자를 비방한 당원을 다른 당원이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하면서다.

이에 송영길 대표는 19~20일 이틀간 당원게시판을 일시 폐쇄했다. 민주당 지도부에 속한 한 의원은 “당원 간 고소전으로 경찰에서 당 서버를 압수수색할 수 있다는 얘기가 들려 자제하는 차원에서 황급히 닫았다”며 “게시판을 다시 열면 똑같은 일이 반복될 거란 게 문제”라고 말했다.

18일 올라온 민주당 당원게시판 일시폐쇄 공지. 민주당 홈페이지 캡처

18일 올라온 민주당 당원게시판 일시폐쇄 공지. 민주당 홈페이지 캡처

개별 의원을 향한 불특정 다수의 공격도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 선관위원장인 이상민 의원이 지난 5일 “이 지사가 적절성 면에서 지사직에서 사퇴했으면 좋겠다”고 하자 이 지사의 지지자들은 이 의원의 장애를 비하하는 내용의 문자 폭탄을 보냈다. 이낙연 전 대표의 캠프 정무실장인 윤영찬 의원은 지난 5일 ‘이 지사의 지지자’라고 밝힌 인물에게 협박성 이메일을 받아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서울에 지역구를 둔 한 초선 의원은 “‘문파’로 불린 강성 지지층이 이 지사, 이 전 대표 지지로 분화하며 온라인 상에서 난타전을 벌이는 형국”이라며 “감정의 골이 이 정도로 깊어지면 10월 초 대선 후보가 확정되더라도 ‘원팀 기조’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누가 후보가 되더라도 본선에서의 외연확장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조진만 덕성여대 교수(정치학)는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가 커지고 이에 주자가 호응하면서 ‘당심과 민심의 괴리’가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며 “본선에서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데는 장애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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