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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경차

중앙일보

입력

연료비 급증으로 인해 운전자들의 부담이 커져가고 있다. 타이어 값이 오른다는 기사도 전해지고 서민 경제에 자동차는 부담스러운 존재로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차량을 구입할 때 조금만 더 꼼꼼히 따져 선택만 한다면 가솔린 못지 않은 힘에 연료비를 대폭 절약 할 수 있어 두 가지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모델을 구입할 수도 있다.

최고의 경제성을 추구한다면 경차(輕車)가 최우선

과거 대우차가 선보인 티코는 국내 첫 경차였다. 가벼운 차체와 작은 엔진을 달고 뛰어난 연비를 과시했다. 하지만 대형화 및 고급화를 고집하는 한국 시장에서 그리 좋은 대접을 받지 못했다. 당시엔 티코와 관련한 많은 유머들이 돌기도 했었다. 이후 마티즈가 선보여졌고 티코의 약점을 대폭 보강해 고급화를 추구했다. 이후 현대 및 기아도 아토즈와 비스토 등을 내 놓았지만 지금은 마티즈만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고 기아차는 배기량을 1000cc로 늘린 모닝을 판매 중이다.

경차의 가장 큰 매력은 연비에 있다. 도심 주행에 어울리는 합리적인 공간과 정체구간에서도 연료 소모가 적은 작은 엔진을 탑재하기 때문이다. GM대우 측이 밝히는 올 뉴 마티즈의 공식 연비는 자동변속기 장착 모델 기준으로 리터당 16.6km를 달릴 수 있다고 한다. 만약 더 높은 연비와 힘의 효율성을 누리고 싶다면 수동변속기를 선택하면 된다. 최근 자동변속기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수동변속기의 인기가 주춤하고 있지만 수동변속기를 탑재할 경우 1리터당 20.9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자동변속기에 비해 무게가 가볍고 엔진의 힘을 효율적으로 뽑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시장서 디젤 바람 분다

중형차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아직까지 첫 차를 준비하는 사람들과 합리적인 선택을 하고자하는 운전자들은 준중형 차들을 꼽는다. 과거 1.5 엔진이 기본이 되었지만 현재는 1.6리터 엔진이 그 역할을 대신해 내고 있다. 과거와 달라진 사항을 꼽는다면 엔진의 선택이 다양화되었다는 것인데 디젤 엔진의 추가가 가장 눈길을 끄는 사항이다. 인기 모델 아반떼의 경우 VGT 엔진을 탑재한 모델이 리터당 16.5km까지 주행할 수 있어 경차와 유사한 수준의 놀라운 연비를 보인다. 수동변속기의 경우라면 21km까지 달릴 수 있어 수치면에서 경차를 앞지른다. 디젤 엔진은 단순히 연비만 좋은 것이 아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소음과 진동을 감소시켰으며 힘도 좋아졌기 때문이다. 가솔린 엔진은 높은 rpm에서 마력과 토크를 뽑아내는 것이 보통이지만 최근 디젤 엔진은 터보차져의 힘을 바탕으로 마력과 토크를 높였다. 또한 디젤 엔진의 특성상 낮은 rpm에서 힘을 뽑아낼 수 있어 가속이 쉽다.

수입차들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지난해 푸조가 디젤엔진 모델을 대거 출시한 바 있으며 자사의 고급세단 607에도 HDi 엔진을 장착한 모델을 추가시켰다. 스웨덴의 볼보자동차도 다양한 모델에 디젤 엔진을 더했는데 중심이 되는 S60 세단을 비롯해 SUV인 XC90이 큰 인기다. 고성능의 D5 엔진을 선택할 경우라면 웬만한 성능의 가솔린 차를 능가하는 뛰어난 힘을 체감할 수도 있다.

이러한 추세는 단순히 보통의 승용차들에만 해당하는 사항이 아니다. 크라이슬러가 선보인 그랜드 체로키는 SUV 전문 브랜드인 Jeep을 대표하는 최고급 모델이다. 차체 사이즈도 크고 실내 공간도 넓지만 대배기량의 가솔린 엔진만 있어 연비가 떨어지는 것이 단점이었다. 하지만 3.0 CRD 엔진을 투입하며 경제성에 관심이 높은 구매자층도 잡아내고 있다. 이 엔진은 벤츠에서 개발한 것으로 224km/h의 높은 속도로 10만 마일(16만 943km)을 논스톱으로 달려낸 기록을 가지고 있어 내구성도 입증했다. 힘도 좋지만 연비가 뛰어난 연비는 보통의 수입 SUV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다. 그랜드 체로키 CRD는 리터당 9.5km를 달릴 수 있다.

최고급 세단에도 디젤 바이러스는 확산되고 있다. 크라이슬러는 최고급 대형 세단 300C CRD 모델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큰 차체와 보수적이며 권위적인 디자인을 좋아하는 국내 오너층에게 크게 어필하기 때문이다. 특히 CRD의 경우 연비도 좋아 1리터의 경유로 11.9km를 달릴 수 있다. 소음도 적어 동모델의 가솔린 버전과 비교해도 아쉬움이 없을 정도다.

경제성 위해서는 다양한 요소도 고려해야

경차를 비롯해 고유가 시대를 겨냥한 다양한 차들이 인기를 끄는 시대지만 한가지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 일부 모델의 경우 차량가격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연비는 뛰어나지만 차량가격이 높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차를 운영하지 않는 오너들에겐 불리한 요소가 될 수도 있다. 현대 아반떼의 경우 1.6 가솔린 모델이 1,250만원(자동변속기 포함)에 판매되지만 VGT 모델은 1,620만원(자동변속기 포함)에 이른다. 따라서 연평균 주행거리가 많지 않다면 무조건 디젤 모델을 고집하기 보다는 가솔린 모델을 고려해보는 센스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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