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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덩이' 호잉, KT 붙박이 4번 타자 겨냥

중앙일보

입력

호잉이 KT 새 4번 타자로 자리했다. [IS포토]

호잉이 KT 새 4번 타자로 자리했다. [IS포토]

이강철 KT 감독이 결단을 내렸다. 새 외국인 타자 제라드 호잉(32)을 중심으로 라인업을 재편했다.

이강철 감독은 후반기부터 가세한 호잉의 타순을 두고 실험을 거듭했다. 지난주 치른 6경기에서 호잉을 2번 타자로 2경기, 1·4·5·6번 타자로 1경기씩 투입했다. 호잉은 한화 소속으로 뛴 2018시즌에 30홈런을 때려냈다. 하지만 KT에 합류하기 전까지 실전 경기를 많이 소화하지 못했다. 현재 컨디션을 정확하게 파악한 뒤 임무를 부여할 의도였다.

호잉의 타격감을 확신할 수 없었을 때, KT 코칭스태프는 그를 2번이나 5번 타순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결론은 4번 타자다. 이강철 감독은 지난 17일 열린 LG전을 앞두고 "이제는 호잉이 4번에 두고 써볼 생각"이라고 했다. 이어"(주로 대타로 투입하는) 유한준이 선발로 나설 경우에는 달라질 수 있지만, 웬만하면 고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잉은 지난주 출전한 6경기에서 타율 0.217에 그쳤다. 하지만 이 감독은 "생산한 타구의 질과 타이밍이 나쁘지 않았다. (잘 맞은 타구가) 정면으로 향하기도 했다"라며 기록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좌·우 타자 안배도 염두에 둔 결정이다. 호잉이 2번에 들어가면 1번 타자 조용호부터 3번 강백호까지 모두 좌타자가 된다. 보통 좌타자는 좌투수에 약하다. 상대 선발 투수로 좌투수가 나오면 1~3번 라인에서 공격력이 떨어질 수 있다. 그래서 우타자 황재균을 2번에 두고, 호잉을 4번에 배치했다.

호잉은 17일 LG전에서 패배 위기에 놓인 KT를 구해냈다. 3-5, 2점 지고 있던 9회 말 2사 1·2루에서 LG 마무리 투수 고우석을 상대로 2타점 중전 안타를 치며 동점을 만들었다. 경기는 5-5 무승부로 끝났고, KT는 2위 LG와의 승차를 1.5경기로 유지할 수 있었다. 호잉은 사령탑이 4번 타자 고정을 선언한 첫 경기부터 기대에 부응하는 타격을 보여줬다.

KT는 올 시즌 고정 4번 타자가 없었다. 초반에는 외국인 타자 조일로 알몬테가 맡았다. 그는 부상과 부진으로 방출됐다. 장성우·황재균·배정대가 차례로 투입됐지만, 효과가 미미했다. 간판타자 강백호를 4번으로 이동시키는 대안도 제시됐지만, 3번 타순에서 4할 타율을 유지하며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선수의 루틴을 흔들지 않았다.

역대 KT 외국인 중에서도 4번에 안착한 타자가 없었다. 4시즌(2017~2020년) 동안 뛰었던 멜 로하스 주니어는 4번 타자를 선호하지 않았다. 주로 5번으로 나섰다. 2시즌(2015~2016년) 뛴 앤디 마르테도 고정 3번 타자였다.

반면 호잉은 한화 시절 4번 타자로 776타석 나섰다. 익숙한 자리다. KT 창단 첫 붙박이 4번 타자를 노린다. 호잉은 "몸 상태는 100%다. 중심타자로 책임감 갖는 것은 당연하고 출루와 적시타뿐 아니라 도루까지 해내겠다. 기대해주길 바란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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