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AZ 잔여분 vs 한달 뒤 화이자·모더나…3040 뭐가 이득일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아스트라제네카(AZ) 잔여 백신을 먼저 맞을까. 아니면 한 달 뒤 화이자·모더나 백신을 맞는 게 좋을까. 17일부터 30~40대도 본인 희망에 따라 AZ 잔여 백신을 맞을 수 있게 되면서 이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1일 희귀 혈전증(혈소판 감소성 혈전증·TTS) 발생 우려로 AZ 백신 접종연령을 50대 이상으로 올렸다.

AZ 예약 땐 즉시 맞을 수 있지만 #혈전증 걱정, 접종간격도 8주 #2차 완료 mRNA와 비슷할 수도

하지만 4차 대유행이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자, 접종 속도를 높이려 최근 희망자에 한해 다시 50대 이하의 접종을 허용하기로 했다. 30~40대가 고민하는 두 선택지별 접종 시기와 효능, 부작용 등을 비교해 봤다.

시기만 놓고 보면 AZ가 빠르다. 인터넷으로 당일 예약만 성공하면 즉시 맞을 수 있다. 성공 확률은 전에 비해 높아졌다. AZ 백신 1바이알(병)은 개봉 시 최대 11명까지 접종 가능하다. 요즘 네이버나 카카오에서 잔여 백신 수량을 조회해 보면, 2~6회분씩 남는 곳이 많다. 화이자·모더나의 경우 10부제 예약에 따라 9월 중순이나 말경으로 잡힌 이들은 한 달을 기다려야 한다.

2021년 백신 도입 현황 및 계획.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2021년 백신 도입 현황 및 계획.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관련기사

다만 AZ는 1차와 2차 접종 간격이 8주다. 해외출장 등 특별한 사정에 따라 간격을 4주까지 당길 순 있으나 일반적으로는 8주를 지켜야 한다. 반면에 화이자·모더나의 접종 간격은 6주다. 원래는 4주였으나 수급 불안으로 2주 연장했다. 수급 문제가 해결되면 원래대로 다시 4주로 조정될 수도 있다. 그럼 2차 접종 시점이나 항체 형성 시기는 ‘AZ 즉시 접종’이나 ‘화이자·모더나 9월 중순 접종’ 둘 다 비슷해진다.

예방 효과는 어떨까. AZ 잔여 백신 접종자는 2차 땐 화이자를 맞는다. 단 본인이 원하면 2차도 같은 AZ 백신을 맞을 수 있다. 1차 AZ→2차 화이자는 서로 다른 백신을 맞는 ‘교차 접종’이다. 국립감염병연구소에 따르면 교차 접종이 AZ 백신만 두 차례 맞았을 때보다 중화항체 값이 6배 높다. 중화항체는 바이러스 감염을 중화시켜 예방 효과를 유도하는 항체다. 화이자 백신을 두 차례 맞았을 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간다.

AZ와 화이자 모두 2차 접종 시 델타 변이에 대한 입원 예방률은 90% 이상이다. 접종 후 감염(돌파 감염)되더라도 가볍게 앓고 이겨낼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화이자·모더나는 1차 접종도 받지 못한 상황에서 한 달 이상을 버텨야 한다는 불안감이 크다. ‘지옥철’ ‘콩나물시루’ 출·퇴근길에 시달리는 3040 입장에서는 무방비다.

부작용은 백신마다 조금씩 다르다. AZ의 경우 접종 후 극히 일부의 청장년층에서 희귀 혈전증이 보고됐다. 국내 AZ 접종자 1066만7000여 명 중 3명에게서다. 0.00003% 수준이지만 그래도 한 명이 숨졌다. 나머지 2명은 중증치료를 받았다.

화이자 역시 극히 일부 접종자에게서 급성 심근염이 확인됐다. 심근염은 심장 근육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심근염은 심낭염(심장 외벽에 염증이 생기는 것)과 함께 화이자·모더나와 같은 mRNA(전령 RNA) 계열 백신의 부작용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 급성 심낭염 중증 사례도 한 건 보고됐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AZ 잔여 차례가) 돌아오면 접종에 나서는 것도 좋긴 하겠지만, 현재 예약 일정에 맞춰 접종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중요한 것은 2차 접종의 완료 시기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