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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원하면 맞힌다는데…3040 "갑자기 AZ되면 어떡하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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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카카오 잔여백신 현황. 대부분 아스트라제네카(AZ)였다. 카카오톡 캡처

지난 9일 카카오 잔여백신 현황. 대부분 아스트라제네카(AZ)였다. 카카오톡 캡처

정부의 아스트라제네카(AZ) 접종 연령 하향에 백신 10부제로 예약한 3040 사이에서 mRNA(화이자ㆍ모더나) 백신 대신 AZ로 바뀌면 어떡하냐는 불안감이 표출되고 있다. 물론 정부는 AZ는 잔여 백신의 경우에만 희망자에 한해 접종한다는 방침이다.

주민등록번호 끝자리가 ‘4’로 지난 14일에 예약한 직장인 A씨(31)는 “예약 당시 mRNA(모더나 또는 화이자)라고 돼 있어서 안심했는데 우리더러 갑자기 AZ를 맞으라고 하면 어떡하냐”며 “젊은 세대는 혈전증 때문에 안 된다면서 AZ 물량 남는다고 이렇게 제한을 풀어버리니 솔직히 불안하다”고 말했다. 오는 20일 백신 접종을 앞두고 있다는 직장인 김모씨(31)는 “애초에 모더나 또는 화이자라고 해서 예약한 건데 AZ로 바뀌면 맞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발표한 그대로 mRNA 접종” VS “언제 기준 바뀔지 몰라”

아스트라제네카(AZ) 연령 하향에 대한 기사가 뜨자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나온 반응. 블라인드 캡처

아스트라제네카(AZ) 연령 하향에 대한 기사가 뜨자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나온 반응. 블라인드 캡처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는 지난 13일 관련 속보 기사를 공유하면서 “지금은 ‘잔여 백신 접종 가능’이지만 모더나가 안 들어오면 과연..?”, “지금이야 잔여 백신만 허용이지만 언제 그 기준이 바뀔지도 모른다”, “이걸 근거로 AZ도 전 국민 접종 건에 포함할 가능성이 높아진 거 아니냐” 등의 글이 올라왔다.

하지만 30세 이상의 AZ 접종은 ‘잔여 백신 신청 대상자’에만 해당한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18~49세는 당초 발표한 바와 같이 mRNA 백신으로 접종을 진행하며, 백신 변경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30세 이상이 스스로 AZ 잔여 백신을 선택해 맞는 경우 외에 기존의 mRNA 백신 3040 예약자들의 백신이 바뀌는 건 아니라는 뜻이다.

정은경 “희망자에게 접종 기회 열어둔다는 뜻”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부겸 국무총리가 코로나19 방역 관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는 가운데 배석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이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부겸 국무총리가 코로나19 방역 관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는 가운데 배석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이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3일 정부는 만 30~49세 연령층도 AZ 잔여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그간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 발생을 우려해 50대 이상에만 AZ를 권고해왔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권고 연령을 50대 이상으로 유지하지만, 본인이 희망할 경우, 이상 반응 확률과 위험성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고 접종을 선택할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둔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또, “30∼40대에게 AZ 백신을 의무적으로 맞으라고 제안한 바 없다”고 강조했다.

위탁의료기관 등의 예비 명단을 통해서는 지난 13일부터 30세 이상 희망자는 AZ 접종이 가능해졌고, 네이버와 카카오 등 SNS의 당일 예약 서비스를 통해서는 오는 17일부터 가능하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긍정적인 반응도 보인다. 한 맘카페에선 “어차피 부작용은 알 수 없는데 당장 17일에 병원에 전화해서 맞으러 가야겠다”, “주민등록번호 끝자리가 8이라서 10부제 예약 기다리기 힘들었는데 잘됐다” 등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무책임한 고무줄 정책”이란 비판도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방역 당국은 연령 하향에 대한 과학적 근거도 없이 국민 스스로 알아서 위험을 감당할지 말지 결정하라는 건데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AZ를 개발한 옥스퍼드대 그룹이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서 발표한 결과에 따라 50세 전으로 혈전증이 가장 많이 생긴다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30~40대 중 몇 명이나 AZ를 맞겠느냐”며 “이번 정책은 효과는 미비하고 국민에게 혼선과 불안감만 빚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령을 이렇게 올렸다 내렸다 하는 나라는 한국뿐이다”라고 지적했다. 국내 AZ 연령이 올해 2월 접종 시작 이후 지금까지 3번 바뀐 것을 두고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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