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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헬스장 못 가니 산 탄다"…골린이 이어 '산린이'?

중앙일보

입력

제주시 조천읍 거문오름을 찾은 등산객들의 모습. 연합뉴스

제주시 조천읍 거문오름을 찾은 등산객들의 모습. 연합뉴스

# 직장인 심모(32)씨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혼자 산을 오른다. 원래는 지인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게 취미였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사람들과 접촉하는 게 꺼려지면서 산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는 “사람 없는 곳에서 ‘힐링’을 느끼기 위해 가끔 산에 간다”며 “코로나19 이후에 오히려 산에 가는 횟수가 늘었다. 주로 (강원도 태백) 매봉산을 오르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19로 가까운 산을 오르는 젊은 등산객들이 많아지면서, 골프에 이어 등산용품도 판매량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5일 롯데백화점은 올해 상반기 아웃도어 상품의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21.5% 증가했다고 밝혔다. 연령별로는 20·30세대 고객에서 매출 신장률이 31%로 큰 폭으로 늘었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G마켓 역시 올 상반기 등산화 판매량이 지난해 동기보다 약 25% 신장했다. 남성과 여성 등산의류 판매량은 각각 17%와 25% 늘었다. 등산 장비 판매량도 39% 증가했다.

12일 서울의 한 등산용품 매장에 진열된 등산화. 연합뉴스

12일 서울의 한 등산용품 매장에 진열된 등산화. 연합뉴스

롯데쇼핑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실내 운동보다 등산 캠핑과 같은 아웃도어 활동이 더 안전하다는 인식이 자리 잡아 20·30세대 등산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며 “아웃도어 신발이 높은 매출 신장세를 보이는 등 신발, 스틱, 배낭 등 제품의 인기가 좋다. 등산에 있어서 (소비자들은) 신발을 ‘장비’ 개념으로 보기 때문에 타 상품군보다 전문 브랜드에 대한 수요가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또 20·30세대 여성 고객은 등산 복장에서도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는 것에 관심을 보여 매출이 크게 증대했다”고 했다.

실제로 코로나19 발발 이후 전체 등산객 수는 줄었지만, 서울 근교 산을 찾는 탐방객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국립공원 탐방객 수는 약 3527만명으로 2019년 약 4318만명에 비해 18.3% 급감했다. 2007년 이후 13년 만에 가장 적은 탐방객 수였다. 하지만 같은 기간 북한산 국립공원 탐방객 수는 557만명에서 656만명으로 17.7% 증가했다. 학생들의 단체 수학여행이나 산악회 등의 단체 탐방이 줄어든 반면, 자가용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찾기 쉬운 도심 근교의 산을 오르는 개별 탐방객이 많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일상생활에서 착용이 가능한 워킹화 등도 새롭게 선보이고 있어 20·30세대 소비자들 사이에서 아웃도어 의류 및 장비 등에 대한 열풍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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