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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왕국·어벤져스·스타워즈…이젠 VOD로 못 본다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콘텐트 VOD 서비스를 종료

콘텐트 VOD 서비스를 종료

‘겨울왕국’ ‘라푼젤’ ‘주먹왕 랄프’ 같은 디즈니의 인기 애니메이션이 국내 인터넷TV(IPTV)에서 사라지고 있다. 디즈니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인 ‘디즈니플러스’가 국내 출격 전 자사 콘텐트를 걸어 잠그는 ‘교통 정리’에 나서면서다. 인기 키즈 콘텐트와 해외 유명 드라마 시리즈가 빠지면서 ‘콘텐트 가뭄’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디즈니플러스, 국내출격 앞두고 #자사 콘텐트 서비스 중단 요구 #제휴 파트너 정해 독점공급할 듯

9일 업계에 따르면 디즈니플러스는 최근 IPTV를 서비스하고 있는 이동통신 3사에 디즈니 관련 주문형 비디오(VOD) 서비스를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KT는 지난 3일 홈페이지를 통해 “IPTV와 자체 OTT인 ‘시즌’에서 디즈니 콘텐트 VOD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오는 17일 시작해 31일까지 완전히 종료될 예정이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도 비슷한 시기에 서비스를 종료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국내 OTT 업체인 웨이브와 왓챠에서도 ‘어벤져스’ ‘스타워즈’ 시리즈와 겨울왕국 등 디즈니 애니메이션·영화 100여 편이 서비스 중단됐다.

업계에서는 이를 본격적인 디즈니플러스 상륙을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한다. 디즈니플러스의 경쟁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독점 콘텐트 확보가 우선이기 때문이다. 디즈니는 2019년 디즈니플러스를 내놓으면서 넷플릭스와도 콘텐트 공급 계약을 중단한 바 있다.

국내 IPTV에서 콘텐트를 빼고 있는 디즈니플러스는 다른 한편으론 KT·LG유플러스와 새로운 제휴 협상을 진행 중이다. 제휴 파트너가 정해지면 디즈니플러스 콘텐트를 독점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통신사는 IPTV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디즈니플러스의 콘텐트가 필요하고, 디즈니플러스로선 이미 수천만 가입자를 확보한 통신사를 통해 안정적으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윈윈 전략’이다.

제휴 파트너로 시장에서는 2018년 넷플릭스가 한국에 진출할 때 손을 잡은 경험이 있는 LG유플러스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면서도 최근 공개적인 자리에서 두 차례나 “디즈니플러스와 긍정적으로 협상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디즈니가 특정 업체와 제휴를 추진하고는 있지만, 국내 IPTV 전체적으론 콘텐트 공백 우려 목소리도 크다. 특히 IPTV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한 키즈 콘텐트에서 애니메이션의 빼놓을 수 없는데, 이 분야의 강자인 디즈니가 빠지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조사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키즈·교육용 콘텐트 이용 실태’에 따르면 키즈 콘텐트는 일평균 이용량 증가율이 59.2%로 다른 장르에 비해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애니메이션 콘텐트를 ‘거의 매일 본다’고 답한 비율도 22%나 됐다.

익명을 원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통신사들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자체 키즈 콘텐트를 만들거나 키즈 콘텐트 제작사에 지분 투자를 하는 식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중”이라며 “디즈니플러스와의 제휴가 승부처가 될 수 있지만, 교육용 콘텐트 등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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