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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델타변이로 소아 확진자 84%증가…9월 전면 등교 가능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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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가을 신학기 원격수업 종식’을 꿈꿨던 세계 각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미국에선 아직 백신을 맞을 수 없거나 비교적 백신 접종이 늦어진 17세 이하 연령층의 확산세가 두드러져 ‘가을 전면 등교’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CDC국장 "소아 안전하다는 환상 버려야" #미국 내 어린이 입원 환자 사상 최대 #소아, 청소년들 백신 접종 못하거나 늦어져… #세계 각국 가을 전면등교 계획 두고 고심 중

지난해 3월부터 원격 수업을 개시한 미국의 학교. [EPA=연합뉴스]

지난해 3월부터 원격 수업을 개시한 미국의 학교. [EPA=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프랜시스 콜린스 미 국립보건원(NIH) 원장은 미 ABC방송과 인터뷰에서 “코로나19팬데믹(대유행) 전체 기간 중 어린이 입원 환자가 가장 많은 상황이다, 지금도 1450명의 어린아이들이 병상에 누워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백신 접종 대상에서 제외된 12세 미만 학생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등교할 경우 바이러스는 더 널리 퍼질 것이다. 학생들은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해선 다시 원격 수업을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선 공화당 소속 론드산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주립 학교 내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지 못하도록 명령하는 등 등교 과정에서의 마스크 착용 여부를 두고서도 내홍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미국은 부분적으로라도 등교를 이어가며 꾸준히 전면 등교를 준비해왔다.

프란시스 콜린스 미 국립보건원(NIH) 원장. [AFP=뉴스1]

프란시스 콜린스 미 국립보건원(NIH) 원장. [AFP=뉴스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우리 어린이들의 정신적, 감정적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며 “올해 가을에는 학교를 완전히 열어야 한다. 교실 밖에서 또 한 해를 보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원격 교육으로 인한 학습 결손 외에도, 아이들의 정서적 발달과 부모의 보육 부담에도 한계가 왔다고 보고 있다.  

다만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미국 내 상황은 더 나빠지는 중이다. 특히 미국 소아청소년과 학회(AAP)에 따르면 지난달 22일부터 29일 일주일 사이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어린이와 청소년은 7만1726명으로 전주 3만9000명에 비해 84% 증가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코로나19 관련 연설을 통해 ″올 가을 모든 학교는 개방돼야 하며,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우리는 수단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코로나19 관련 연설을 통해 ″올 가을 모든 학교는 개방돼야 하며,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우리는 수단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P=뉴시스]

AAP 전염병위원회 위원장인 이본 말도나도 박사는 “이는 매우 높은 수치”라며 “현재 백신 접종 중인 것을 고려하면 미 접종자들이 더 감염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에선 12~17세 연령층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있지만,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이 연령층의 2차 접종률은 32% 수준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어린이와 청소년의 경우 코로나19의 증상이 중증으로 발현되거나 사망 확률이 적다는 일각의 평가도 재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난달 로셸 월렌스키 CDC국장은 “우리는 어린아이들의 사망률이 낮다고 말하는 오류에 빠져있다. 미국에선 400명의 아이들이 죽었고, 이는 큰 숫자”라고 강조했다. 8일 뉴욕타임스는 ‘코로나로 고통받는 아이들’이라는 기사를 통해 코로나19를 앓은 뒤 ‘브레인 포그’(뇌에 안개가 낀 듯한 증상) 등 학습 장애를 비롯해 신체적, 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소년들의 모습을 전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한 학교 교실에서 지난 1월 28일(현지시간) 학생들이 자신의 코 속에 직접 면봉을 집어넣어 코로나19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한 학교 교실에서 지난 1월 28일(현지시간) 학생들이 자신의 코 속에 직접 면봉을 집어넣어 코로나19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문제는 백신 접종률이 높은 일부 국가들의 상황도 비슷하다는 것이다. 오는 9월 초·중·고등학교의 전면등교를 준비 중인 프랑스도 델타 변이 유행과 낮은 청소년 백신 접종률로 고심 중이다. 7일 유네스코(UNESCO)에 따르면 전 세계 210개국 중 전면 등교를 방침으로 세운 나라는 지난해 6월 1일 31개국에서 지난 6월 1일 103개국으로 늘었다. 다만 12세 이상 미성년자에 접종할 수 있는 백신은 화이자가 유일해 백신 접종률을 획기적으로 높이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12세 이하 어린이 접종에 대해서도 앤서니 파우치 미국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은 앞서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이들의 코로나19 백신 데이터는 늦가을이나 초겨울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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