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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왕국’ 보고 싶다”는 아이 어쩌나…빗장 걸어잠그는 디즈니

중앙일보

입력

올해 국내에 상륙하는 OTT 서비스인 디즈니플러스[AFP=연합뉴스]

올해 국내에 상륙하는 OTT 서비스인 디즈니플러스[AFP=연합뉴스]

‘겨울왕국’과 ‘라푼젤’ ‘주먹왕 랄프’ 같은 디즈니의 인기 애니메이션이 인터넷TV(IPTV)에서 차츰 사라지고 있다. 디즈니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인 ‘디즈니플러스’가 국내 출격 전 자사 콘텐트를 걸어 잠그는 ‘교통 정리’에 나서면서다. 인기 키즈 콘텐트와 해외 유명 드라마 시리즈가 빠지면서 ‘콘텐트 가뭄’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KT·G유플 등과 제휴 협상 나서면서 #IPTV 업체 “이달 중 콘텐트 종료” 고지 #“콘텐트 공백이 크다” 우려 목소리도

9일 업계에 따르면 디즈니플러스는 최근 IPTV를 서비스하고 있는 이동통신 3사에 디즈니 관련 주문형 비디오(VOD) 서비스를 중단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지난 3일 홈페이지를 통해 “IPTV와 자체 OTT인 ‘시즌’에서 디즈니 콘텐트 VOD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키즈 콘텐트를 공급하는 디즈니 채널뿐 아니라 편당 1400원ㆍ2500원(부가세 별도)인 디즈니ㆍ폭스 영화 VOD도 대상에 포함됐다. 오는 17일 시작해 31일까지 완전히 종료될 예정이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도 비슷한 시기에 서비스를 종료할 것으로 보인다.

겨울왕국 속 캐릭터 '올라프' [AP=연합뉴스]

겨울왕국 속 캐릭터 '올라프' [AP=연합뉴스]

지난 4월 국내 OTT 업체인 웨이브와 왓챠에서도 ‘어벤저스’ ‘스타워즈’ 시리즈와 겨울왕국 등 디즈니 애니메이션ㆍ영화 100여 편이 서비스 중단됐다. 업계에서는 이를 본격적인 디즈니플러스 상륙을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한다. 디즈니플러스의 경쟁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독점 콘텐트 확보가 우선이기 때문이다. 디즈니는 2019년 디즈니플러스를 내놓으면서 넷플릭스와도 콘텐트 공급 계약을 중단한 바 있다.

이와 함께 현재 디즈니플러스는 KTㆍLG유플러스와 제휴 협상 중이다. 제휴를 맺으면 월 정액권 없이도 IPTV에서 디즈니플러스를 이용할 수 있다. 통신사는 IPTV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디즈니플러스의 콘텐트가 필요하고, 디즈니플러스로선 이미 수천만 가입자를 확보한 통신사를 통해 안정적으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윈윈 전략’이다.

시장에서는 2018년 넷플릭스가 한국에 진출할 때 손을 잡은 경험이 있는 LG유플러스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LG유플러스는 ‘아이들나라’ 등 영유아 콘텐트에 강점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LG유플러스는 이에 대해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면서도, 최근 공개적인 자리에서 두 차례나 “디즈니플러스와 긍정적으로 협상을 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콘텐트 공백이 크다는 우려 목소리가 더 크다.

특히 IPTV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한 키즈 콘텐트에서 애니메이션은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지난해 8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조사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키즈ㆍ교육용 콘텐트 이용 실태’에 따르면 키즈 콘텐트는 일평균 이용량 증가율이 59.2%로 다른 장르에 비해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애니메이션 콘텐트를 ‘거의 매일 본다’고 답한 비율도 22%나 됐다. 부동의 애니메이션 강자인 디즈니가 빠진다면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익명을 원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통신사들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자체 키즈 콘텐트를 만들거나 키즈 콘텐트 제작사에 지분 투자를 하는 식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중”이라며 “디즈니플러스와의 제휴가 승부처가 될 수 있지만, 교육용 콘텐트 등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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