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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츠랩]고평가라고? 어차피 금융주 원톱 될 텐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만 4살을 갓넘은 은행, 카카오뱅크가 상장을 앞두고 있습니다. 공모가 3만9000원, 청약에 몰린 자금만 58조원. 높은 관심만큼이나 평가도 가지각색.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18.5조원)이 국내 금융사 중 세 번째(KB〉신한〉카뱅〉하나)라서 지나친 고평가라는 지적이 빗발칩니다. 매우 흥미로운 주제라서 상장 전이지만 앤츠랩이 들여다볼게요.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

·시가총액 18.5조…‘고평가’ 논란 크지만

은행인데 플랫폼, 카카오뱅크

·IPO로 주택담보대출 성장엔진 달고 질주할 듯
·은행업 판 뒤집히는 흐름 봐야…규제는 리스크

카카오뱅크(카뱅), 다들 아실테니 짧게 설명할게요. 국내 유일의 100% 모바일 은행(케이뱅크는 PC+모바일)이자, 가장 빠르게 성장한 은행(이용자 수 1671만명)입니다. 국내 금융앱 중 월간이용자수 1위(1335만명)이기도 하죠.

아직 판매상품은 많지 않습니다. 대출은 개인신용대출과 전월세보증금대출만 있죠. 빠르게 쑥쑥 커가는 중(대출 성장률 연 평균 63.8%). 1분기 순이익은 467억원을 올렸습니다. 물론 상반기 2조원대 당기순이익을 올린 금융지주사에 비하면 아직 귀여운 수준.

카뱅이 특색 있고 잘 나가지만, 의구심도 큽니다. ‘그래 봤자 은행이잖아! 은행이 무슨 성장주 대우를 바래?’라는 거죠. 이들은 카뱅이 해외 금융플랫폼을 비교대상으로 삼아서 PBR(주가순자산비율) 7.3배로 공모가를 잡은 게 과하다고 주장합니다. KB금융지주(0.49배)나 신한금융지주(0.48배)와 비교하라는 거죠.

맞습니다. 카뱅은 은행입니다. 앤츠랩은 이 부분이 카뱅의 강점이라고 봅니다. 왜냐면 카뱅은 아직 다른 은행들이 하는 걸 반의 반도 안 하고 있거든요. 주택담보대출, 개인사업자대출 같은 거요. 은행이어서 일반 핀테크 업체는 꿈도 못 꾸는 이 영역에 진출할 수 있습니다.

카카오뱅크 판교 사무실. 카카오뱅크 제공

카카오뱅크 판교 사무실. 카카오뱅크 제공

성장의 핵심은 주택담보대출입니다. 윤호영 카뱅 대표는 “올해 안, 늦어도 내년 초엔 100% 모바일로 신청·실행하는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한다”고 밝혔습니다. 카뱅은 개인신용대출 시장에서 6%를 차지하는데요. 과연 주택담보대출 시장에선 얼마까지 치고 올라갈까요. 만약 주택담보대출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6%까지 높인다면? 단순 계산으론 카뱅의 대출 규모가 현재의 2.7배 수준으로 불어나게 됩니다.

은행은 자기자본비율 규제를 받는데요. 카뱅이 성장을 위해 IPO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죠. 이번 IPO로 2.6조원을 조달함으로써 카뱅은 주택담보대출이란 강력한 성장 엔진을 달게 됩니다.

‘주택담보대출은 편의성보다 금리를 따져서 쉽게 모바일로 안 넘어와’라고 보는 이들도 있던데. 지점 없는 인터넷전문은행은 비용이 덜 들어서 금리 경쟁에서 훨씬 유리합니다. 카뱅이 금리를 낮춰 공격적으로 대출 뺏기(대환대출)에 나선다면 폭발적인 성장이 가능하죠. 주택담보대출은 떼일 염려가 거의 없어(담보가 있으니까) 안전하기까지.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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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은행 치고 비싸다고요? 현재의 틀로는 그렇습니다. 카뱅 스스로 ‘플랫폼’임을 애써 강조하는 것도 그래서고요. 카뱅은 플랫폼 사업, 즉 펀드나 보험, 연금 같은 상품 판매와 뱅킹커머스(이마트 26주 적금 같은) 확대를 강조합니다.

그런데 좀 크게 보자고요. 은행업의 판이 완전히 뒤집히고 있는 게 보이지 않나요? 과거 IMF 직후 잘나가던 은행들이 쪼그라들고 ‘고작 주택담보대출이나 하던’ 국민은행이 리딩뱅크로 발딱 섰던 것과 비슷합니다. 뒤집히는 은행 판에서 승패는 결국 기술이 좌우할 겁니다.

카뱅을 테슬라에 비유하는 전문가 칼럼도 최근 나왔던데요. 그보단 쿠팡과 비슷하다고 봅니다. 판매하는 상품 자체(돈)는 이전과 달라진 게 없지만, 판매하는 방식과 사용자 경험을 완전히 바꿔놨죠. 기술의 힘으로. 너무 나간 얘기 아니냐고요? 속도는 모르겠지만 방향은 이미 보입니다만.

예상 가능한 리스크는 두가지입니다. ①강력한 경쟁자의 등장. 막강한 자금력을 가진 대형 금융지주사가 갑자기 디지털 기술 기업으로 돌변해서 치고 나온다면? 그런데 과연 지금껏 못한 걸 해낼 수 있을까요? 다소 회의적이네요.

정부 규제. 한국 은행업이 고질적인 ‘저평가’에 시달리는 이유 중 하나가 규제입니다. 이미 금융당국은 카뱅에 ‘중금리대출’ 군기잡기에 나섰고, 카뱅은 납작 엎드린 상황. 하반기엔 금감원의 카뱅 종합검사도 예고돼있죠. 지켜볼 부분입니다.

그럼 카뱅이 상장하면 따상 가느냐고요? 상장 첫날 따상일지, 공모가 하회일지. 죄송하지만 천하의 앤츠랩도 그건 모릅니다. 다만 장기적으로 카뱅이 국내 금융사 중 원톱이 될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강조하건대 장기적으로.

결론적으로 6개월 뒤:

앤츠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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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뚫고 나아갈 것!

※이 기사는 7월 26일 발행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을 뉴스레터로 만나보세요. https://maily.so/ants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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