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독식 부담에 법사위 내주자…강성 당원들 문자폭탄 쏟아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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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넘기기로 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몸살을 앓고 있다.

“송영길·윤호중 사퇴” 지도부 비판 #당 대선주자에도 항의 문자 이어져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23일 21대 국회 후반기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맡는 것으로 합의했다. 민주당이 독식하고 있는 상임위원장 18석을 여당이 11석, 야당이 7석으로 나누는 것도 합의했다. 그러자 민주당 강성 당원은 당 지도부에 문자폭탄을 보내며 격렬하게 반응했다. 사실상 ‘상원’ 역할을 하는 법사위원장을 내려놓는 것에 대한 불만이 강했다.

반발이 커지자 윤 원내대표는 25일 국회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법사위를 동물국회, 식물국회를 만드는 수단으로 쓰지 않기 위해서는 여당이 법사위, 야당이 예결위를 맡아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며 “이번 합의문에 ‘법사위는 야당이 맡는다’는 주장을 받지 않고 21대 국회에 한정해서 ‘상반기는 민주당, 하반기는 국민의힘이 맡는다’고 작성한 이유가 거기 있다”고 했다. 이어 “(법사위를 넘김으로써) ‘의회독재’ 내지는 ‘입법폭주’라는 말이 부담스러워서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못했던 언론 개혁과 검찰 개혁을 그 족쇄를 벗어버리고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성 당원들은 당원 게시판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송영길, 윤호중은 사퇴하라” “탈당하고 열린민주당으로 가겠다”는 글을 올렸다. 대선주자인 추미애 전 법무장관도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법사위원장 야당 양도 합의의 잘못된 거래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자폭탄이 이재명 경기지사에게도 쏟아지자 이 지사는 페이스북에 “문자 보내기 선동을 계속하면 응분의 조처를 할 수밖에 없으니 이제 중단하시길 바란다”고 적었다가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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