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꺾고 동메달…안바울, 라커룸서 하염없이 운 까닭

중앙일보

입력 2021.07.25 21:54

업데이트 2021.07.25 22:54

올림픽 동메달을 들고 웃고 있는 안바울(왼쪽). 도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올림픽 동메달을 들고 웃고 있는 안바울(왼쪽). 도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안바울(세계 랭킹 3위)은 25일 일본 도쿄 부도칸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유도 66㎏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이탈리아 마누엘 롬바르도(1위)를 왼쪽 양팔 업어치기 한판승으로 이겼다. 동메달을 목에 건 그는 2016년 리우 대회에 이어 올림픽 2연속 메달을 따냈다.

도쿄올림픽 결승 좌절 딛고
동메달결정전서 세계 1위 꺾어

안바울은 앞서 열린 4강에서 바자 마르그벨라슈빌리(조지아, 세계 4위)에 골든스코어(연장전) 끝에 절반으로 져 결승 대신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려났다. 안바울은 충격적인 패배에도 투혼을 발휘해 귀중한 동메달을 따냈다.

안바울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올림픽 출전 자체가 어려웠다. 올림픽 메달로 병역특례를 받은 그는 병역법에 따른 봉사활동 증빙서류 일부를 허위로 제출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2019년 2월 대한유도회 스포츠공정위원회로부터 6개월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상승세를 타려던 찰나였다.

이후 그는 극심한 스트레스와 불안감에 시달렸다. 그는 "사람들이 내 얘기를 하는 것만 같았고, 가만히 있어도 주변 눈치를 보게 됐다"고 털어놨다. 스트레스는 고통이 됐고, 잠 못 이루는 밤이 늘어났다. 안바울 지인은 "그동안 없었던 눈밑 다크서클이 생기면서 운동 의욕을 잃은 것 같았다"고 당시 안바울을 떠올렸다. 보다 못한 금호연 남자 대표팀 감독은 안바울에게 정신과 상담과 심리 치료를 받고 했다. 선수촌 내 센터와 외부 기관에 모두 등록해 일주일에 몇 차례씩 상담 치료 받았다.

집중력을 잃고 운동하다보니 부상이 찾아왔다. 왼쪽 발목 인대가 찢어졌다. 부상을 안고 대회에 나가선 성적을 낼 수 없었다. 그는 국제 대회마다 줄줄이 예선에서 탈락했다. 랭킹 포인트를 쌓지 못하면서 도쿄올림픽 출전권에서 멀어졌다. 국내에선 경쟁자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안바울은 마음을 다잡고 발목 부상을 치료했다. 그 결과 지난해 2월 파리 그랜드슬램에서 우승으로 부활했다.

그러나 또 다시 부상 악몽을 만났다. 이번엔 갈비뼈 부상을 당했다. 일부 골절이어서 침대에 누워 지내다시피 했다. 올림픽 제때 열렸다면 출전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안바울은 이번에도 이겨냈다. 다행히 코로나19로 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9개월간 재활에만 전념했다. 지난해 11월 매트에 복귀했고, 이때부터 상승세를 탔다. 올해 1월, 11개월 만에 출전한 국제대회인 2021 도하 마스터스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올림픽 출전권까지 따냈다.

안바울은 경기 후 라커룸에서 하염없이 울었다고 한다. 아쉬워서가 아니다. 부상과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올림픽 준비 과정을 이겨냈고, 올림픽 4강 탈락 충격을 딛고 동메달까지 따낸 것에 대한 후련함 때문이었다. 비록 바랐던 올림픽 금메달은 아니지만, 안바울에겐 그 이상으로 값진 동메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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