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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예비전력 4GW 가능성”…2011년 대정전 때 근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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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올해 전력 수급 우려가 커진 것은 무더운 날씨와 산업 생산 증가로 전력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실제 무더위가 절정에 달했던 지난 15일 최대 전력 수요는 88.6GW로 치솟았는데, 올여름 들어 가장 높았다. 111년 만에 최악의 폭염으로 기록된 2018년 7월 13일 최대 전력 수요(82.1GW)도 뛰어넘었다.

내일부터 전국 폭염 예보됐는데 #원전 24기 중 8기 정비 들어가 #신한울 1호기 허가도 때 늦어 #현 정부 탈원전 정책 논란 커져

특히 기상청이 오는 20일부터 더 심한 더위를 예상한 터라 전력 수요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기상청은 이 기간 서울 밤 최저기온이 25도를 웃도는 등 이전과 수준이 다른 폭염이 올 수 있다고 예보했다.

수출 경기 회복에 따른 산업 생산 증가도 전력 수요 증가를 부채질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5월 산업용 전력 판매(119.6TWh)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증가했다.

특히 이번 주(19일~23일)는 정부가 예고한 전력 보릿고개 기간이다. 산업부는 올여름 예비력이 가장 낮아지는 시기를 이번 주로 예상했다. 산업부는 이 기간 예비력이 전력 수급 경보 ‘준비’ 단계에 해당하는 4GW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2011년 대정전을 부른 최저 예비력(3.43GW)에 근접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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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예비력이 떨어지는 것은 공급 차질 영향이 크다. 실제 이 기간 전력 수요는 정부가 예상한 최대 수요(피크) 시기인 8월 둘째 주보다 1.2GW 작다. 하지만 원전 등 일부 발전소가 정비를 이유로 가동을 못 한 탓에 전력 공급은 2GW 적고(8월 둘째 주 대비), 예비 전력 부족으로 이어지게 됐다.

실제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현재 운영 중인 원전 24기 중 8기가 정비 중이다. 신고리 4호기는 화재로, 나머지 7기는 계획 예방 정비 중이다. 특히 격납 건물에서 공극이 발견된 한빛 4호기는 2017년 5월부터 4년 넘게, 원자로 헤드 관통관 용접재를 잘못 쓴 한빛 5호기는 지난해 4월부터 1년 넘게 보수를 하고 있다.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도 전에 전력 공급 우려가 나오면서, 탈원전 정책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원자력발전위원회가 특별한 이유 없이 원전 승인을 지연하거나 정비를 연장해 여름철 전력 성수기 공급 부족을 초래했다고 비판한다. 특히 준공 4년을 넘겨 최근 운영 허가를 받은 신한울 1호기를 제때 가동했다면 전력 수급 우려가 없었을 거란 분석이다.

노후 원전 관리 부족도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안전 우려가 큰 원전을 전력 공급 때문에 무작정 정비를 멈추고 가동하게 할 순 없다”면서 “전력 피크 시기에 원전이 고장과 안전을 이유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것은 그만큼 이전에 관리와 운영을 제대로 못 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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