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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파인애플로 만든 운동화? 싸구려 '레자'의 달라진 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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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구찌가 지난달 출시한 비건 스니커즈. 목재·지속가능한 비스코스·밀·옥수수 등으로 만들어졌다. 사진 구찌

구찌가 지난달 출시한 비건 스니커즈. 목재·지속가능한 비스코스·밀·옥수수 등으로 만들어졌다. 사진 구찌

인조 가죽의 위상이 달라졌다. 몇 년 전만 해도 ‘레자’로 불리며 천연 가죽에 비해 싸구려 취급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윤리적인 소재로 대접받고 있다. 명품 또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들은 비건(완전 채식주의)·에코·페이크 가죽으로 불리는 인조 가죽을 사용한 운동화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밀·옥수수로 만든 구찌 운동화  

구찌는 지난 2년간 데메트라 소재를 자체 연구·개발해 선보였다. 사진 구찌

구찌는 지난 2년간 데메트라 소재를 자체 연구·개발해 선보였다. 사진 구찌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는 지난달 신소재 ‘데메트라(Demetra)’로 만든 바스켓·뉴에이스·라이톤 등 3종의 비건 운동화를 선보였다. 구찌가 2년간 자체 연구·개발해 내놓은 야심작인 데메트라는 그리스 신화 농업의 여신에서 이름을 따왔다. 목재 펄프 77%에 지속가능한 비스코스(인조견사의 원료)와 밀·옥수수에서 검출한 폴리우레탄을 합성해 만든다. 구찌는 제품 일부에 합성섬유가 포함됐지만, 앞으로 더 지속 가능한 소재들로 바꿔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찌는 제품 일부에 합성섬유가 포함됐지만 앞으로 더 지속 가능한 대안들로 대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 구찌

구찌는 제품 일부에 합성섬유가 포함됐지만 앞으로 더 지속 가능한 대안들로 대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 구찌

구찌는 조만간 특허와 상표권을 취득한 뒤 알렉산더 맥퀸, 발렌시아가, 입생로랑 등 구찌의 모기업 케어링그룹에 속한 다른 브랜드에 데메트라를 공급할 계획이다. 마르코 비자리 구찌 최고경영자(CEO)는 “데메트라는 동물성 원료 사용을 지양하는 트렌드에 부응하는 지속가능한 재료이며, 패션 업계 전반에 다양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인애플’에 꽂힌 나이키…비닐백 없앤다    

나이키는 파인애플 잎을 사용한 '피나텍스' 가죽으로 만든 운동화를 선보였다. 사진 나이키

나이키는 파인애플 잎을 사용한 '피나텍스' 가죽으로 만든 운동화를 선보였다. 사진 나이키

미국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는 파인애플 잎을 활용했다. 영국 패션 회사 아나나스 아남과 파트너십을 맺고, 이 회사의 비건 가죽 ‘피나텍스(Pinatex)’로 만든 파인애플 제품들을 지난달 선보였다. 피나텍스는 파인애플 잎에서 추출한 셀룰로스 섬유를 주성분으로 만들어진다. 나이키에 앞서 폴 스미스, 휴고 보스 등이 피나텍스로 만든 비건 운동화를 선보인 바 있다.

나이키는 올해 말까지 모든 매장에서 일회용 비닐백 사용을 중지할 예정이다. 사진 나이키

나이키는 올해 말까지 모든 매장에서 일회용 비닐백 사용을 중지할 예정이다. 사진 나이키

나이키는 그동안 성장과 혁신의 방법으로 지속가능성을 내세워 왔다. 지난해에는 ‘무브 투 제로(Move to zero)’ 캠페인을 통해 공장 폐기물을 재활용한 운동화를 출시했고, 2030년까지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 사용을 폐지하고 올해 말까지 모든 매장에서 일회용 비닐백 사용을 중지할 예정이다.

아디다스 버섯 신발, 연내 출시 예정  

아디다스는 버섯 가죽으로 만든 스탠스 스미스를 연내 출시할 전망이다. 사진 아디다스

아디다스는 버섯 가죽으로 만든 스탠스 스미스를 연내 출시할 전망이다. 사진 아디다스

독일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는 지난 4월 미국 바이오엔지니어링 기업 볼트 트레즈와 협업해, 버섯 가죽 ‘마일로(Mylo)’를 소재로 한 운동화 ‘마일로 스탠 스미스’를 공개했다. 아직 판매 전이지만, 외신들은 연내 출시를 예상하고 있다.

이밖에 미국 패션그룹 VF코퍼레이션의 ‘반스’도 슬립 등 5가지 비건 운동화를 판매 중이다. 유기농 면, 천연고무, 코르크, 수성 접착제 및 염료를 사용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했다. 100% 유기농 면에 마로 만든 신발 끈이 달린 제품도 있다. ‘뉴발란스’는 배우 윌 스미스의 아들 제이든 스미스와 협업해 만든 비건 운동화를 홍보하고 있다.

요가 매트·가방도 버섯으로 만들어  

룰루레몬은 아디다스와 마찬가지로 버섯 가죽으로 만든 요가 매트와 가방의 시제품을 공개했다. 사진 룰루레몬

룰루레몬은 아디다스와 마찬가지로 버섯 가죽으로 만든 요가 매트와 가방의 시제품을 공개했다. 사진 룰루레몬

요가업계도 친환경 소재에 관심을 두고 장기적인 투자를 약속했다. ‘요가복계의 샤넬’로 불리는 캐나다 ‘룰루레몬’은 버섯 가죽으로 만든 요가 매트와 요가 가방의 시제품을 공개했다. 아디다스와 마찬가지로 마일로 소재를 제공받아 만들어졌다. 룰루레몬 측은 내년부터 판매에 들어간다며, 이번 버섯 가죽 제품은 오는 2030년까지 100% 지속 가능 제품 생산 계획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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