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이 판을 흔드는 건 모든 산업이 마찬가지지만, 유독 그 흐름이 빠른 게 미디어 영역이죠. 디지털 물결에 휩쓸려 사라져버리지 않고 그 흐름에 올라타려면 필요한 건 두가지. 빠른 방향 전환, 그리고 과감한 M&A를 할 수 있는 돈입니다. 이 기업은 그 둘을 모두 갖췄네요. 제일기획입니다.
제일기획
·광고시장 재편 발맞춰 M&A로 데이터 역량↑
·매출 절반이 디지털, 2분기 사상 최대 실적 낼 듯
·추가 M&A로 점프업 예고…코로나 확산은 변수
제일기획=종합광고대행사=TV광고 만드는 곳? 이렇게 알고 있는 분들 많을 텐데요. 물론 제일기획은 여전히 TV광고를 잘 만들고, 유명 광고제에서 상도 많이 탑니다. 하지만 제일기획 매출총이익에서 전통매체(신문·TV·잡지·라디오)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19%(1분기 기준). 2012년 44%였던 전통매체 비중이 완전히 쪼그라들어 버렸습니다.
그럼 대신 뭘 하느냐. 디지털을 합니다. 1분기엔 매출총이익의 거의 절반(48%)이 디지털이었죠. 소셜 마케팅, 데이터 기반 마케팅, 이커머스 등등, 모두 합니다. 예컨대 삼성전자의 온라인 플랫폼 ‘삼성닷컴’ 채널 운영, 제일기획이 합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 텍사스주에 특화된 디지털 캠페인 ‘텍사스 넘버원’을 진행했는데요, 이것도 제일기획이 한 겁니다. 올해는 위스콘신, 아이오와주에서도 비슷한 걸 한다는 군요.
1분기 실적 좋았고, 2분기는? 아마도 사상 최대 분기실적을 기록할 전망입니다. 디지털, 특히 북미지역 실적이 급증한 덕분인데요. 최대 광고주(실적의 70% 차지, 최대주주이기도 함) 삼성전자가 5G폰과 비스포크 가전 마케팅을 세게 한 영향이 컸죠. 동시에 코로나가 잦아든 중국에선 삼성뿐 아니라 비삼성 기업 물량도 빠르게 늘어나는 중.
그런데 이런 의문이 들죠. 광고 잘 만든다고 디지털도 잘 하나? 멋진 광고를 만들어 TV 프라임타임에 잘 내보내는 것. 아날로그 시대엔 그걸로 충분했죠. 이젠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소비자의 행동패턴을 분석해 꼭 맞는 타깃 소비자를 찾아내 광고하고, 그 효과를 깊이있게 분석해서 광고주에게 알려줄 수 있어야 합니다. 가장 필요한 건 데이터!
광고기획하던 사람한테 데이터 분석을 맡길 순 없는 노릇. 제일기획은 데이터 역량을 키우기 위해 왕성한 M&A를 벌이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인수한 업체만 9개사. 지난해엔 중국 빅데이터 업체 ‘컬러데이터’를 인수했죠. 올해는 연초에 “북미·유럽 지역에서 테크·데이터 관련 대형 M&A를 연내에 성사시키겠다”고 선언. 이를 위한 충분한 현금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과연 어떤 곳을 인수할지 기대됩니다.
증권사들은 하반기에도 실적이 좋을 거라며 제일기획 목표주가를 일제히 올려잡고 있습니다. 일단 8월 예정된 게 있죠. 갤럭시 폴더블폰 언팩 행사. 이 행사도 물론 제일기획이 하는데요. 마침 경쟁사 애플이 9월 아이폰13 공개를 앞두고 있어서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흥행이 중요한 상황. 돈 잘 버는 삼성전자가 마케팅을 더 세게 한다면? 제일기획엔 당연히 좋은 일입니다.
제일기획 장점 중 하나가 배당이죠. 당기순이익의 60% 정도를 해마다 배당해왔는데요. 배당수익률(주가 대비 주당 배당금)은 2020년 4%였습니다. 올해도 이런 고배당 정책을 유지할 전망.
가장 큰 변수는 역시나 코로나입니다. 코로나로 마케팅을 줄였던 기업들이 이제 다시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재개하던 중인데, 자칫 여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으니까요. 또 올림픽은 전통적으로 광고회사에 호재인데요(광고 수요↑). 도쿄올림픽은 분위기상 별로 재미가 없을 듯하고요. 2022년 2월 열릴 베이징 동계올림픽, 이때는 부디 상황이 좀 나아져야 할 텐데요.
결론적으로 6개월 뒤:
안정적인 성장에 배당까지!
이 기사는 7월 12일 발행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을 뉴스레터로 받아보세요. https://maily.so/antsl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