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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포화‧인건비 증가‧매출 하락…해외로 눈길 돌리는 편의점

중앙일보

입력

한국 편의점이 이미 ‘꽉 찬’ 국내 시장 대신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편의점 업계는 3~4년 전부터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서왔지만, 최근 공략 속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이 크게 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배달 중심의 유통 구조 변화로 매출이 점점 부진해지고 있기때문이다.

BGF리테일은 이달 1일 문을 연 몽골 신 칭키스칸 국제공항에 CU 편의점 2곳을 개점했다고 15일 밝혔다. BGF리테일은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이 일어난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몽골에만 CU 76곳을 열었다. 지난 4월엔 말레이시아에 첫 매장을 열고 두달 만에 매장을 4곳으로 늘렸다. 이마트24는 지난달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첫 매장을 꾸렸다. 이마트24의 첫 해외 진출이다. 5년 안에 300개 해외 매장을 개점하는 것이 목표다. GS 25도 지난해부터 베트남에만 33개 매장을 개점했다.

한국 편의점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가장 큰 이유는 국내 시장 포화가 꼽힌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 편의점 수는 5만여 곳으로, 지난 3년 새 40% 늘었다. 국내 편의점 수는 2016년 이후 매년 11.6% 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에도 지난해 3000곳 넘게 증가했다.

몽골 신 칭키스칸 국제공항에 문을 연 CU 매장. [사진 BGF리테일]

몽골 신 칭키스칸 국제공항에 문을 연 CU 매장. [사진 BGF리테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요가 분산돼 점포당 매출은 감소 추세다. 한국편의점주협의회에 따르면 2016년 이후 편의점 점포당 평균 매출액은 0.9%씩 감소하고 있다. 여기에 최저임금이 매년 인상되면서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2017년 6470원이었던 최저임금은 내년 9160원으로 오른다. 5년새 41% 상승이다. 주휴수당 등까지 따지면 5년새 인상률은 70% 수준이라는 게 협회의 설명이다.

지난해 편의점 점포당 평균매출은 4800만원으로, 점주(주45시간 근무)의 평균 순수익은 200만원 정도다.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편의점 10곳 중 2곳은 인건비와 임대료를 지불할 수 없는 적자 점포”라고 밝혔다.

온라인·배달로 전망도 밝지 않아 

문제는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다는 점이다. 업계에선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과 배달 산업의 발달로 편의점 같은 오프라인 매장의 수익이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반면 동남아시아는 아직 인구 대비 편의점이 많지 않다.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의 2019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만1000달러(약 1250만원·동남아시아 3위)로, 전체 인구는 3280만명이다.

편의점 수는 2600~3000개 수준으로, 구매력에 비해 인구당 편의점 수가 적다. 몽골의 2019년 1인당 GDP는 1만2309달러(약 1400만 원)로 말레이시아보다 높다. 특히 총 인구(약 332만명)의 절반(약 140명)이 수도 울란바토르에 거주하고 있어 유통망 확보에 유리하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진출 국가의 사회·경제적 상황에 따른 영향이 크기 때문에 현지 파트너를 두는 식으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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