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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주문했더니 로봇이 딩동~ 로봇배송 영토 넓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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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서울 영등포구의 주상복합아파트 포레나 영등포에서는 지난 5일부터 배달의 민족(이하 배민)으로 주문한 음식을 자율주행 로봇이 집 앞까지 배달하고 있다.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도입한 새로운 배달 서비스다. 편의점 GS25도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와 강남구 GS타워를 대상으로 로봇 배달 서비스를 하고 있다. 넘어야 할 장벽이 꽤 있지만, 로봇 배달 서비스가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유통업계는 전망한다.

배민, 자율주행형 배달 로봇 투입 #서울 일부 아파트서 시범 서비스 #GS25, 사무실에 편의점 물품 배송 #“비대면 방식…소비자 반응 좋아”

배달의민족 ‘로봇 배달’ 어떻게 이뤄지나

배달의민족 ‘로봇 배달’ 어떻게 이뤄지나

배민은 12일 “로봇이 음식 등 물품을 각 세대로 배송하는 ‘딜리타워 서비스’를 시작했다. 첫 서비스 지역은 포레나 영등포 아파트 3개 동”이라고 밝혔다. 입주민이 배민 앱으로 음식을 주문하면 배민 라이더(배달기사)가 아파트 1층에 배치된 배달 로봇에 담고, 주문자의 전화번호(안심번호)를 입력한다. 그러면 ‘딜리타워’란 이름의 배달 로봇이 이를 각 세대 현관 앞까지 배송하는 방식이다. 딜리타워는 자율주행형 실내 배달 로봇이다. 사전에 입력된 이동경로에 따라 움직인다. 엘리베이터를 스스로 타고 내릴 수 있다. 무선 통신으로 아파트 공동현관문을 열고, 엘리베이터를 호출하며 층수를 입력할 수 있다. 주문 세대의 현관 앞에 도착하면 주문자에게 전화를 걸고 알림톡을 보낸다. 주문자는 딜리타워에 자신의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음식을 받을 수 있다. 딜리타워의 물품 적재공간은 상·하 두곳으로 용량은 상부 23L, 하부 15L다. 적재 가능 무게는 최대 20㎏이다.

배민은 “로봇배달 서비스는 비대면에 라이더의 배달 시간도 대폭 줄일 수 있는 차세대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소비자는 비대면으로 물품을 받아서 좋고, 라이더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르내리는 배송시간을 절약해 수익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회사 김요섭 로봇딜리버리 실장은 “배달음식 수요가 늘며 배달기사가 항상 부족했다. 배달시간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다 로봇 배달을 개발하게 됐다”며 “시범 서비스를 해보니 고객 반응도 좋고, 로봇이 대신 배달하는 동안 다른 배달을 더 빨리 갈 수 있어 배달기사의 피드백도 좋았다”고 말했다. 포레나 영등포 아파트에서 지난 5일 딜리타워 서비스를 시작한 뒤 일주일 동안의 누적 주문수는 총 142건이다.

GS25가 지난 5월 강남 역삼동 GS타워 내 자사 점포에서 로봇배달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도 40일 만에 로봇배달 누적 건수가 880건을 기록했다. GS타워 내 GS25는 로봇배달 서비스 도입 후 매출이 직전 월 같은 기간 대비 50.1% 늘었다. GS25는 연내 고층 오피스빌딩, 병원, 오피스텔 등으로 로봇배달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배민도 현재 서울 종로구 ‘D타워’에서 딜리타워 서비스를 준비 중이며 다수 건설사와 아파트 단지에서 서비스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

배달 로봇 확대까지 넘어야 할 장벽도 만만치 않다. 배민의 김 실장은 “실내 로봇 배달이 가능하게 하려면 무선 통신이 가능한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어야 하고, 이동이 편리한 환경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배민은 현대엘리베이터, 한화건설 등과 협력해 딜리타워 서비스를 공동개발했다. 김 실장은 “지어진 지 오래된 아파트에선 서비스 도입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배달 로봇은 해외에서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미국 아마존이 지난해부터 배달로봇 ‘스카우트’를 미국 일부 지역에서 시험중이고, 물류업체 페덱스도 배송로봇 ‘세임데이 봇’을 테스트하고 있다. 또 중국의 징동닷컴도 배송로봇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최근 글로벌시장조사업체 ‘모르도르 인텔리전스’는 자율주행 로봇 배송 시장이 2024년까지 매년 49.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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