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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나를 성장시킬 수 있는 목표 세우려면

중앙일보

입력

소년중앙 독자 여러분은 지금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나요? 목표는 미래의 직업에 관한 것일 수도 있고, 바로 눈앞에 있는 어떤 과목의 점수에 관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목표라는 것은 도달해야 할 지점, 상태를 뜻하기도 하지만 ‘나는 ○○이처럼 되어야지’ 라고 생각하여 내가 가고자 하는 곳에 이미 도달한 사람이 되기도 해요. 그것이 사람이든, 상태 또는 지점이든 우리는 그에 다다를 때까지 계속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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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매진하는 것은 자신의 미래를 위한 바람직한 행동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목표에 따른 계획을 잘 지켜나가면 주변에선 대부분 칭찬해 주거나 할 수 있다고 응원하곤 합니다. 이러한 반응을 받게 되면 우리는 자연스레 더 힘을 내고 더 노력을 기울이게 돼요.

이렇듯 목표는 누구나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목표에 관한 질문을 조금 다른 방식으로 다시 얘기해 보겠습니다. 여러분이 목표를 설정할 때 가장 신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혹시 목표가 우리를 성장시키기도 하지만 우울감에 빠지게 하기도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한 학생이 저에게 와서 흥분된 목소리로 이야기를 해주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선생님, 저에게 목표가 생겼어요. 저는 작가가 될 거예요. 그래서 이번 학년에 소설 하나를 끝내는 것이 제 목표예요.’ 이 학생은 이렇게 이야기하고 그때부터 소설을 쓰는 것에 거의 모든 시간을 썼습니다. 무엇인가 노력하는 건 너무 훌륭한 일입니다. 하지만 작가가 되고 싶다고 해서 무조건 소설을 쓰는 일에 모든 노력과 시간을 쓰는 것이 효과적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죠.

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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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도 함께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아주 작고 귀여운 아기 강아지가 있다고 하죠. 이 강아지는 아직 이빨이 다 자라지 않아서 딱딱한 사료를 먹지 못하고 사료를 물에 불려 먹을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강아지는 엄마가 오독오독 씹어 먹는 사료와 우두둑 부러뜨려 먹는 뼈다귀가 먹고 싶은 나머지 ‘개는 저렇게 먹어야 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목표는 지금 당장 이룰 수 없죠. 아마도 조금씩 단단한 음식을 더해가는 식으로 이빨이 다 자랐을 때 단단한 음식을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도록 도와주며 기다려야 할 거예요. 당장 그 목표를 이루고 싶다고 해도 결코 어미 개와 같은 음식을 주지 않을 것이며 그것을 못 먹는다고 나무라지도 않을 테죠. 나중에 큰 뼈다귀를 만났을 때 겁내지 않고 다가가 먹는 것을 시도할 수 있도록 준비를 시켜줄 것입니다.

목표 없이 생활하는 것을 잘못된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목표가 너무 이상적이라면 그 또한 우리에게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이상적인 목표를 위해 노력하며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도 그 목표에 전혀 도달할 수가 없다면 누구나 실망하기 마련이죠. 또 나는 왜 안 되는지, 이렇게밖에 못하는 자신이 원망스러울 수도 있어요.

또한 목표에 대해 ‘나는 이 정도는 해내야 해’, ‘나는 이런 사람이 되어야 해’ 하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면 그 목표는 우리를 더 우울하게 만들 것입니다. 특히 ‘나는 ○○보다는 잘해야 해’처럼 타인과의 비교가 개입된 목표라면 더욱더 우리를 우울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비교 대상에 따라 자신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질 수 있으니까요.

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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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유튜브와 SNS 등을 통해 타인들의 삶을 볼 수 있습니다. 타인의 글이나 사진 등이 우리를 매일 자극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거죠. 하지만 글·사진·영상 등은 성공한 사람들이 한 단계 한 단계 얼마나 긴 시간을 어떻게 노력해 왔는지 모두 보여주지 못합니다. 또 보여준다고 해도 몇 시간 안에 끝나는 방송으로는 그 목표를 이루는 과정을 다 볼 수 없어요. 그래서 목표를 이룬 후 얼마나 화려하고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는지 보여줘서 우리에게 큰 목표를 세우라고 자극합니다.

과정 없이는 높은 성적을 거둘 수 없으며 화려한 명예를 얻을 수도 없습니다. 우리를 성장시키는 목표를 세우기 위해서는 지금, 현실(here and now)에서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살펴본 후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이 어디까지인지 파악하고, 원하는 것으로 가기 위해 바로 한 단계 위의 목표를 세워야 합니다. 강아지가 딱딱한 먹이를 먹기 위한 과정을 차례대로 거치듯이 말이죠. 그 과정 안에서 목표를 계속 점검하는 습관을 지닌다면 그 누구도 이상적인 목표로 스스로를 괴롭혀 우울감과 좌절감에 빠지지 않을 거예요. 그래야 강아지가 큰 먹이를 만났을 때 두려워하지 않는 것처럼 우리도 큰 목표가 눈앞에 있을 때 자신감을 잃지 않고 그 목표를 붙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글=전수경 테라피엔스 심리상담연구소 센터장/차의과학대학교 외래교수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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