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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집은 부모 의료비도 주는데...삼성 MZ 뿔나게한 도표 하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7일 블라인드 앱에 올라온 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연봉과 복리후생을 비교해 놓은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에 유포된 것으로 회사 측이 확인한 내용은 아니다. [사진 블라인드 앱]

지난 7일 블라인드 앱에 올라온 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연봉과 복리후생을 비교해 놓은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에 유포된 것으로 회사 측이 확인한 내용은 아니다. [사진 블라인드 앱]

지난 7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앱) ‘블라인드’에 올라온 도표 하나가 화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직원의 임금과 복지를 비교한 내용인데, 두 회사의 신입사원 초봉부터 올해 임금 인상률·복지 포인트·성과급 구조·후생비 지원 등이 촘촘하게 들어 있다.

5일 성과급 공지 계기로 사내 게시판 ‘와글’ #회사측 “직원들과 소통 중, 공식 입장 없다”

최근 상반기 성과급(TAI)을 받은 삼성전자의 젊은 직원들 사이의 불만 목소리가 이렇게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익명게시판인 ‘나우톡’에도 같은 내용의 도표가 올라왔다.

도표에 따르면 대졸 신입사원의 초봉은 삼성전자 4800만원, SK하이닉스 5040만원으로 SK하이닉스가 240만원 이상 많다. 복지 포인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연간 100만원, 160만원 300만원이다. 상반기 성과급 지급률 역시 삼성전자는 75~100%, SK하이닉스 100%로 SK하이닉스가 더 높다.

연간 실적을 기준으로 지급하는 초과이익 성과급 기준은 SK하이닉스의 경우 ‘영업이익의 10%’로 기준이 제시됐지만, 삼성전자는 ‘깜깜이 우연의 결과’라고 표기됐다. 산정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불만을 드러낸 것을 풀이된다.

또 삼성전자는 노사 임금·단체협상 타결 위로금이나 자사주 지급, 휴가비와 유류비·부모님 의료비 지원 등 다수의 항목에 대해 ‘없음’으로 돼 있다. SK하이닉스는 항목마다 지원 내용이 세세하게 적혀 있다. 삼성전자 직원들은 이 도표를 계속 업데이트하며 내용을 공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젊은 직원들 중심으로 불만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사내 게시판에는 익명으로 “타결 위로금이야 일회성이라 크게 상관없지만 (SK하이닉스는) 부모님 의료비 지원, 휴가 지원비 등 알짜배기가 많다” “충격을 금치 못하겠다. 좌절스럽다” “우리가 쌀집(SK하이닉스를 빗대는 말)에 이기는 건 아침 주차장 만차 시간뿐이다” 등의 부정적인 반응이 올라왔다. “회사가 무대응으로 일관한다” “자괴감을 넘어 분노로 바뀌는 듯하다” 등의 반응도 나왔다.

익명을 원한 삼성전자의 한 간부는 “최근 상반기 성과급 지급 발표를 계기로 연초 성과급 논란이 일었을 때처럼 다시 게시판에 불이 붙은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전자vsSK하이닉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삼성전자vsSK하이닉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5일 상반기 목표달성 장려금(TAI·Target Achievement Incentive) 지급률을 사내망에 공지했다.

반도체(DS) 부문 메모리사업부와 가전(CE) 부문 생활가전·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IT·모바일(IM) 부문 네트워크사업부는 기본급의 100%를 받는 것으로 공지됐지만, DS 부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사업부와 시스템LSI사업부,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M 부문 무선사업부는 지급률이 75%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SK하이닉스는 같은 날 월 기본급의 100%를 상반기 생산성 격려금(PI)으로 지급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측은 이 도표에 관련해 “온라인상에 떠도는 것이며 틀린 내용이 많다”면서도 “인사 사안이라 기존 공개된 내용 외에는 정확한 정보를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성과급 논란에 대해 회사의 공식 입장은 없다”며 “직원들과 소통의 장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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