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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들이 노는 곳은 어몽 어스 같은 가상세계…그래서 메타버스에 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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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배순민 KT AI2XL 연구소장은 “지능형 CCTV와 교통 시스템 등을 바탕으로 ‘메타버스’ 서비스를 출시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 KT]

배순민 KT AI2XL 연구소장은 “지능형 CCTV와 교통 시스템 등을 바탕으로 ‘메타버스’ 서비스를 출시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 KT]

밝게 염색한 긴 머리카락에 짧은 플레어스커트를 입은 1980년생 대기업 임원-.

배순민 KT AI2XL 연구소장 #41세 최연소 임원으로 화제 #“가정·산업현장 메타버스화 고민 #모바일 서비스도 출시하고 싶어”

서울 우면동에 있는 KT 우면연구센터에서 최근 만난 배순민(41) KT AI2XL 연구소장(상무)의 첫인상이다. AI2XL(AI to Everything lab)은 비전 인공지능(AI)과 확장현실(XR) 분야의 기술·서비스를 개발하는 KT의 핵심부서다. 지난 1월 KT가 40대 초반의 배 소장을 ‘최연소 임원’으로 영입해 화제가 됐다. 배 소장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컴퓨터과학을 전공하고,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전기전자컴퓨터공학 석·박사를 받았다. 그는 “비전 AI는 사람의 눈을 대신해 AI가 시각적 정보를 처리하는 기술로 ‘메타버스’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메타버스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개인적으로 1980년 태어난 밀레니얼(M)세대이자 제트(Z)세대의 엄마이기도 하다. 지금 13살, 10살인 아이들이 2년 전부터 ‘마인 크래프트’ ‘어몽 어스’ 등 가상세계에서 놀고 있었다. 당연히 저도 가상세계로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이들은 음성인식으로 카카오톡을 한다거나 TV를 ‘터치’하려고 한다. 미래세대가 생각하는 정보기술(IT)은 개념이 완전히 달라서 아이들에게 많은 영감을 얻는다.”
소비자 입장에서 KT의 메타버스는 잘 와 닿지 않는데.
“KT는 현대중공업과 손잡고 ‘스마트 팩토리’를 통해 리모트(원격) 협업을 선보이고 있는데, 이 역시 메타버스의 하나다. 회사에 와서 보니 기가아이즈(지능형 CCTV)와 지능형 교통시스템(C-ITS), 디지털 휴먼(가상 인간), 디지털 스페이스(가상공간) 등 수준 높은 메타버스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 이미 재료들은 있기 때문에 어떤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할까를 고민 중이다. 우선은 모바일로도 충분히 경험할 수 있는 메타버스 서비스를 출시하고 싶다.”
구상 중인 서비스 모델은.
“KT는 ‘홈(가정)’이 중요한 무대다. 홈을 어떻게 ‘메타버스화(化)’ 할까를 고민하고 있다. B2B 매출이 많은 회사다 보니 산업현장에서의 메타버스도 고려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노년층을 위한 메타버스에 관심이 많다.”
‘메타버스 홈’은 어떤 모습인가.
“집에 설치된 인터넷TV(IP TV), AI 스피커와 KT의 ‘공간 모델링’ 기술을 접목할 수 있다. 실제 우리 집은 가구를 배치하기 전에 3차원(3D) 디자인 툴을 활용해 가상으로 가구를 옮긴다. 사람과 사물, 공간이 모두 디지털화했을 때 사람들은 여기에서 무엇을 할지 궁금하다.”
AI를 왜 연구하나.
“어린 시절 시력을 잃는 것에 대한 막연한 공포가 있었다. 조금 더 자라서는 나와 가족이 늙어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생겼다. 시력을 잃더라도, 나이가 들더라도 이전과 똑같은 삶의 질을 유지할 순 없을까, 어떻게 하면 기술적으로 그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게 할 수 있을까가 고민이었다. 재밌고, 잘할 수 있으면서, 의미 있는 일을 하자는 주의인데, 그런 면에서 AI는 제게 잘 맞는 분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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