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AI와 함께하는 바둑 해설] 깜박한 셰얼하오

〈4강전〉 ○·신진서 9단 ●·셰얼하오 9단

장면 5

장면 ⑤=셰얼하오 9단도 20세 때 세계를 제패한 천재형 기사다. 한데 가끔 쉬운 수를 놓친다. 그게 큰 승부에서 쓰라린 실패를 초래하기도 한다. 얼마나 자책했을까. 그래도 이런 천성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흑1 기어 나오면 백2 막고 이후 6에 지키기까지 쉽게 이해가 가는 수순이다. 여기서 셰얼하오는 7로 급소를 짚어갔다. 물론 좋은 수. 그러나 이 전에 반드시 선수해야 할 곳이 있었다. 그곳을 빼먹는 바람에 바둑은 졸지에 딴 길로 갔고 하마터면 신세를 그르칠 뻔했다. 그곳은 어디일까.

참고도

◆참고도=정답은 흑1로 잇는 수. 이곳을 이으면 백도 2로 이어야 한다. 그다음 3으로 급소를 짚어가면 된다. 아주 쉽다. 이랬으면 형세는 팽팽했다. 그러나 셰얼하오는 ‘언제나 나의 선수’라는 생각에 빠져 상대가 반격할 수 있다는 것을 깜박했다. 승부사로 위험천만한 허점이다.

실전진행

◆실전진행=신진서 9단은 백1로 간발의 틈을 찔러갔다. 흑2 잇자 3의 돌파. 흑4로 귀는 살았으나 흑의 돌파된 모습이 심상찮다. 백이 A로 잇지 않고 상변을 강습하는 수단이 있다면 큰일이다.

박치문 바둑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