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수출 50% 늘고 GDP 18% 성장, 중국 위기 맞아?

중앙선데이

입력 2021.07.03 00:20

업데이트 2021.07.03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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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3호 15면

미국 압박에도 뛰는 중국 경제

1일, 중국 공산당이 창당 100년을 맞았다. 1921년 7월 중국 상하이에서 13명의 대표와 53명의 당원으로 출발한 공산당은, 100년이 지난 현재 약 9200만 명의 당원을 가진 세계 최대 집권 정당이다. 공산당은 그동안 일당 독재는 얼마 가지 못할 것이라는 ‘중국 붕괴설’을 비웃듯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중국을 선진화의 길로 이끌고 있다. 당원이 인구 6.5%에 불과한 공산당이 14억 인구를 ‘일당체제’ 아래 이끌어갈 수 있는 배경은 무엇일까.

미·EU 함께 ‘일대일로’ 정책 저지
실제 제재 별로 안 해 실효 없어

중 1분기 성장률 전 세계서 최고
백신 접종률 높아 가속화될 전망

그 첫 번째 비결로 꼽히는 게 경제다. 중국은 정치적으로 사회주의를 주창하면서도 경제적으로는 사회주의의 대척점에 있는 자본주의를 받아들였다. 중국은 1978년 개혁·개방 총 설계자인 덩샤오핑 주도로 시장경제 건설을 시작했다. 상당수의 국영 기업은 문을 닫았고, 주택 사유화가 시행됐다. 이후 투자 물결이 일며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중국산 봉쇄하면 미 업체도 타격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1978년 1495억 달러에 불과하던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14조7200억 달러를 기록,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 GDP의 70%를 넘었다. GDP가 2028년엔 미국을 뛰어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잘 나가는 듯했지만, 중국은 근래 위기에 몰렸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정부와의 대립이 격화하면서다. 올해 조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엔 또 따른 위기를 맞고 있다. 트럼프 정부 땐 무역전쟁 정도였지만, 지금은 반도체·배터리 등 ‘기술전쟁’의 포연이 자욱하다. 상황이 더 복잡해진 셈이다. 이에 대해 미국 등 서방 언론은 바이든 정부 들어 미국의 대(對)중국 견제 강화로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정책이나 수출이 위기를 맞으면서 경제가 풍전등화라고 보도하고 있다. 우리 국민 중에도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정말 그럴까?

아니다. 중국을, 중국의 상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서방 언론의 얘기와는, 우리가 알고 있는 상황과는 많이 다르다. 미국의 대중국 제재는 실체가 없거나 적어도 실효성이 떨어진다. 우선 바이든 정부가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을 저지하기 위해 유럽연합(EU) 등 G7과 함께 추진 중인 ‘B3W(Build Back Better World)’ 사업은 실체가 없다. B3W 프로젝트는 2035년까지 40조 달러를 투자해 개발도상국에 사회간접자본(SOC)을 건설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세부 시간표는 물론이고 투자 주체도, 국가 간 투자 규모도, 투자 대상도 없다. 게다가 G7 정치인들은 선출직으로 임기가 1~4년밖에 안 남았다. 이들의 약속이 15년 간 지속 가능할까. 가능성이 작아 보인다. 중국도 B3W를 ‘정치적 레토릭(rhetoric)’ 정도로 보는 것 같다. 특히 EU는 경제 상황 악화로 자신들의 노후화한 SOC조차 정비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도 2조2500억 달러에 이르는 SOC 투자 예산의 의회 통과가 요원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개도국에 대규모 투자를 한다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출범과 동시에 중국을 견제하겠다고 큰 소리를 쳤던 바이든 정부는 그러나 실제로는 제재한 게 별로 없다. 반도체만 해도 그렇다. 미국의 중국 반도체 제재는 10㎚(나노미터) 이하의 첨단 제품 얘기고, 범용 반도체는 제재하지 않는다. 미국이 중국을 강하게 제재하지 못하는 건 미국인이 사용하는 일상용품 대부분이 중국에서 만든 ‘중국산’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월마트·애플 효과’다. 중국을 제재해 일상용품 수입이 줄면 당장 미국 경제 회복에 악재가 될 수 있다. 미국이 실제로 반도체·IT 기술을 철저하게 봉쇄하면 중국에선 곧바로 ‘악’ 소리가 나겠지만, 그보다 앞서 미국의 시총 1위 기업인 애플의 주가는 폭락할 수밖에 없다.

이렇다 보니 올해 들어 5월까지 중국의 대미 수출은 지난해보다 49.8%나 증가했다. 서방 언론은 고장 난 시계처럼 중국 위기론, 붕괴론을 반복하지만 정작 기업과 돈은 중국으로 몰려가고 있는 것이다. 세계 최고의 전기차 회사 테슬라도 트럼프 정부가 탈(脫)중국화를 외칠 때도 중국 상하이에 최대 규모의 공장을 지었다. 포춘500 대기업이 중국 망한다고, 중국이 경제 위기라고 중국에서 본사를 뺐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서방 언론은 중국 위기론을 설파하지만, 정작 서방 국가의 대중국 직접투자(FDI)와 주식 투자는 최근 5년 간 단 한 해도 줄어든 적이 없다. 말과 행동이 완전히 반대인 셈이다. 세계은행도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을 8.5%로 예상한다.

백신 접종률도 주목해야 한다. 세계는 지금 백신 있는 나라와 없는 나라, 백신 맞은 나라와 못 맞은 나라로 갈린다. 백신이 경제이고 외교이고 국력이 됐다. 임상 3상을 통과한 세계 10개의 백신 중 5개가 중국 기업과 관련돼 있다. 중국은 6월 28일 현재 12억 명을 접종, 접종률을 84%까지 끌어 올렸다.

한국, 대중 전략 냉정하게 짜야

이런 추세라면 10일께 접종률이 10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중국의 GDP는 전 세계 주요국 중 최대인 18.3%의 성장세를 보였는데, 백신 접종률이 치솟으면서 하반기 중국 경제가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엔 이견이 없다. 지중(知中) 없이는 극중(克中)도 없다. 우리는 중국을 너무 모른다. 지금 같은 속도라면 중국은 5년 뒤 미국 GDP의 90%, 10년 뒤 100%를 뛰어넘는다. 한국의 최대 수출국이자 무역 흑자국인 중국을 감정 섞지 말고 냉정하게 판단해야 할 이유다. 서방 언론의 어설픈 중국 위기론에 맞장구치기보단 더 커지고, 더 강해질 중국에 어떻게 대응할지 전략을 세우는데 머리를 써야 한다. 예컨대 한국은 반도체 강국이다. 중국은 반도체를 절실히 원하지만 갖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강점을 십분 활용한다면 중국이 아무리 강해져도 한국은 당당하게 맞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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