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에도 철학·종교는 살아남는다

중앙선데이

입력 2021.07.03 00:20

지면보기

743호 20면

이번 여름 이 책들과 독서피서

코로나로 인해 여전히 바깥 활동이 자유롭지 못하다. 역시 더위를 잊는 데나 유익한 재충전을 위해서나 독서가 유력한 대안이다. 중앙SUNDAY 출판팀과 교보문고 마케터들이 무겁지 않고 의미 있는 8권을 선정했다. 15일부터 다음 달 14일까지 교보문고 전국 15개 매장에서도 만날 수 있다.

철학과 종교의 세계사

철학과 종교의 세계사

철학과 종교의 세계사
데구치 하루아키 지음
서수지 옮김
까치

인간의 능력을 훨씬 뛰어넘는 인공지능 기계가 보편화할 경우에도 철학이나 종교가 필요할까?

저자는 인간에게 꿈과 희망을 자아내는 이성이 있고, 사랑과 미움 같은 감정이 있는 한, 고뇌와 번뇌도 끝이 없을 것이기 때문에 철학과 종교는 여전히 그 생명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본다. 철학과 종교를 통해 세계를 전체적으로 보는 눈을 키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업무 환경에서도 유익한 도움을 얻을 수 있다고 전망한다.

저자가 전문적인 철학 전공자가 아니면서도 꾸준한 독서를 통해 이런 책을 썼다는 점이 흥미롭다. 1948년생인 저자는 오랜 직장 생활을 한 후 환갑인 2008년 라이프넷생명이라는 벤처기업을 창업했는데, 세계 최초의 인터넷 생명보험이라고 한다. 생명보험 관련 지식과 기술이 아니라, 인간의 삶과 죽음을 다룬 철학적, 종교적 성찰이 오히려 사업에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고희를 맞은 2018년에는 APU(리쓰메이칸 아시아 태평양 대학교)의 학장 국제 공모에서 일본인 최초로 추천을 받아 학장으로 취임했다. APU는 학생 6000여 명 중 절반이 92개국에서 온 유학생이고 종교도 각양각색인데, ‘작은 지구촌’이라 할 APU에서 일하며 세계의 다양성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런 경험이 이 책에 녹아 있는 듯하다. 나고 자란 사회 환경이 사람의 의식을 형성한다는 클로드 레비-스트로스의 생각을 새삼 절감했다고 한다.

이 책은 철학 전공자들의 테두리를 벗어나 일반 독서인의 시각에서 자유롭게 세계 철학의 역사를 살펴보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특히 철학과 종교를 묶어서 하나로 보는 점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철학과 종교의 역사를 돌아보면 둘 사이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을 알게 된다고 했다. 토마스 아퀴나스, 칸트 등 저명한 철학자들은 모두 철학과 종교의 관계를 해명하는 데 엄청난 열정을 쏟았다고 한다.

책의 목차부터 기존의 철학 전공서와 다르게 되어 있다. 제1장에서 종교가 탄생하는 과정을 서술하고, 제2장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종교로 평가받는 조로아스터교를 다루고 있어 눈길을 끈다. 제3장에서 비로소 철학이 등장하는데 ‘지식의 폭발’ 과정으로 설명한다. 제4장에서 서양철학의 대표 격인 소크라테스·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를 이야기한 후, 제5장에서 공자·묵자·붓다 등 동양의 철학과 종교를 소개하고 있다. 이어 헬레니즘 시대 동서양 문명의 만남, 이슬람 신학과 기독교 신학의 관계 등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저자 자신이 다양한 독서를 통해 느낀 점을 바탕으로 책을 구성했다는 점에서 기존의 철학서와는 다른 맛을 느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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