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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 임단협 결렬 선언 후 중노위에 조정 신청

중앙일보

입력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명촌정문에서 근로자들이 퇴근하고 있다. [뉴스1]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명촌정문에서 근로자들이 퇴근하고 있다. [뉴스1]

전국 최대 조합원 수(약 5만명)를 자랑하는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결렬을 선언하고, 파업 절차를 밟기로 했다. 하언태 사장을 비롯한 현대차 경영진이 내놓은 협상안에 대한 거부 표시다.

다음달 7일 조합원 파업 찬반투표

30일 현대차 노사에 따르면 이날 진행된 13번째 교섭에서 노조가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경영진은 이날 ▶기본급 5만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급으로는 기본급 100%에 일시금 300만원 ▶품질향상 격려금 200만원 등을 협상안으로 제시했지만, 노조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대차 사측은 노조의 최우선 협상 순위인 64세 정년연장에 대해선 아예 거론하지 않았다. 현대차 노조는 "5만 조합원의 기대에 한참 못 미친다. 더 이상 교섭은 무의미하다"고 밝혔다.

교섭 결렬을 밝힌 직후, 현대차 노조는 서울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조정 신청을 냈다. 현행법에 따르면 중노위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고, 조합원 파업 투표가 가결되면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다. 현대차 노조는 다음 달 5일 임시 대의원회를 열어 쟁의 발생을 결의한 뒤 이틀 뒤 파업 찬반투표를 할 예정이다.

2년마다 선거하는 현대차 노조 주요 계파.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2년마다 선거하는 현대차 노조 주요 계파.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다만, 현대차 노조는 “휴가 전 타결을 위한 가능성은 열어둔다”고 밝혔다. 협상 결렬을 선언했지만, 경영진을 대상으로 임단협 타결에 대한 여지를 남겨두려는 취지다. 이상수 금속노조 현대차 지부장(노조 위원장)을 비롯한 현대차 노조 집행부는 전임 집행부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온건·실리 성향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 하반기(7~12월) 노조 위원장 선거를 앞둔 현대차 노조 집행부는 조속한 임단협 타결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임금 협상에서 사측의 기본급 동결에 합의한 이후, 20~30대 직원 대다수로부터 "시니어 촉탁직 확대와 기본급 동결을 맞바꾼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시니어 촉탁직은 60세 정년을 맞은 근로자가 1년 더 계약직으로 일하는 제도다. 다른 업무로 전환배치 없이 원래 업무를 그대로 1년 더 할 수 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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