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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동물 천국' 경기 접경지에 '동물응급실' 생긴다

중앙일보

입력

야생동물이 많이 서식하는 접경지인 경기 연천군에 ‘경기북부 야생동물 구조관리센터’가 조성됐다. 경기도는 연천군 전곡읍 양원리 525-2번지 일원 3998㎡ 부지에 경기북부 야생동물 구조관리센터 조성공사를 마치고 다음 달 운영을 시작한다고 29일 밝혔다. 도는 야생동물 진료 등을 위한 의료장비를 갖춘 뒤 운영에 나선다. ‘천연기념물 동물치료소’ 지정도 함께 추진한다.

이 사업에는 도비 30억5000만원, 국비 10억5000만원 등 총 41억원이 투입됐다. 그동안 경기남부인 평택시 진위면에 있는 ‘경기도 야생동물 구조관리센터’에서 경기도 전 지역의 야생동물 구조관리 업무를 전담해왔다. 이로 인해 야생동물이 많은 접경지역을 포함한 북부지역은 거리상 신속한 구조·이송이 힘들어 야생동물의 원활한 구조와 치료 지원에 한계가 있었다.

경기 연천군에 조성된 ‘경기북부 야생동물 구조관리센터’ 조감도. 경기도

경기 연천군에 조성된 ‘경기북부 야생동물 구조관리센터’ 조감도. 경기도

야생동물 많은 접경지역, 구조관리 수월해져   

이곳은 경기북부 지역에서 발생한 야생동물의 구조와 치료·재활을 담당하게 된다. 또 청소년에게 생명존중을 바탕으로 자연 생태계의 보전 가치 등을 교육한다. 특히 ‘야생동물 보전학습장’을 통해 초등학생 등을 대상으로 비무장지대(DMZ) 등 경기북부 야생동물 생태 환경, 야생동물과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공존문화 등을 교육하는 ‘생명존중 교육 공간’으로도 활용한다.

진료실·수술실·입원실 등을 갖춘 2층 규모의 ‘야생동물 진료 전문 병원’ 1개 동, 청소년 대상 야생동물 생태교육을 위한 ‘보전 학습장’ 1개 동, 치료·재활 야생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계류장’ 3개 동이 들어섰다.

청소년에게 자연 생태계의 보전 가치 교육  

경기도가 직접 운영하는 야생동물 구조관리센터에서는 시·군 등에서 구조해 일선 동물병원에서 진료 후 치료가 어렵거나 장시간 치료가 필요한 야생동물의 치료와 재활훈련 및 자연으로의 복귀를 전담한다.

이은경 경기도 동물보호과장은 “야생동물의 구조와 복귀, 생물 다양성 보존을 위한 사업 추진으로 생태계의 회복·유지 등 자연에 대한 윤리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생명 존중 및 자연보호 인식 증진, 야생동물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문화 조성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 민통선 내 빙애여울. 두루미와 재두루미가 겨울을 보내는 모습. 연천지역사랑실천연대

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 민통선 내 빙애여울. 두루미와 재두루미가 겨울을 보내는 모습. 연천지역사랑실천연대

이석우 연천지역사랑실천연대 대표는 “세계적 희귀조류인 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2호)와 재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3호) 900여 마리의 겨울철 삶의 터전인 연천군 민통선 내 임진강과 가까운 곳에 야생동물 구조관리센터가 들어서 두루미와 재두루미 보호에 도움이 기대된다”며 “흰꼬리수리·수리부엉이 등 희귀 맹금류의 원활한 구조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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