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커진 기아 K8, 준대형차 시장 ‘조용한 반란’

중앙일보

입력 2021.06.29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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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기아가 준대형차 시장을 겨냥해 출시한 K8. 최고급 사양인 3.5L 가솔린은 사륜구동 시스템을 적용해 주행 성능이 안정적으로 개선됐다. [사진 기아]

기아가 준대형차 시장을 겨냥해 출시한 K8. 최고급 사양인 3.5L 가솔린은 사륜구동 시스템을 적용해 주행 성능이 안정적으로 개선됐다. [사진 기아]

올 4월 출시된 기아 K8이 준대형차(E세그먼트) 시장에서 조용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준대형차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분야다. 현대차그룹에선 이 시장을 대표하는 그랜저가 있고, 일본 브랜드 중에는 도요타 아발론, 혼다 어코드가 각각 대표선수로 출전해 있다. 또 현대차 제네시스 G80과 벤츠 E클래스, BMW5 시리즈가 경합하는 고급 세단과의 경쟁도 살짝 겹친다. 이 시장에서 절치부심하던 기아가 차량 이름을 K7에서 K8로 바꾼 이유다.

K7서 이름 변경, 업그레이드 효과
전장 5m 넘어 그랜저·G80보다 길고
축간거리 3m 육박, 실내도 넓어져
최고급 3.5L 가솔린 주행성능 탁월
BMW5·벤츠E·어코드 수입차 위협

28일 기아에 따르면 K8은 K7에서 단순히 숫자만 하나 올린 게 아니다. K8은 차량 길이(전장)만 5m를 넘는다. K7(4995㎜)과 비교해 20㎜ 더 늘린 5015㎜다. 그랜저(4990㎜), G80(4995㎜)보다 더 길다. 유럽 시장에서 K5급 중형세단(D세그먼트)의 전장이 4990㎜까지 늘어나는 추세를 반영한 결정이다.

축간거리(휠베이스·2895㎜) 역시 3m에 육박한다. 기아 특유의 ‘실내공간 뽑기’ 기술까지 더해져 뒷좌석은 덩치가 커다란 동승자가 타도 발을 뻗는 데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넉넉하다.

동력계(파워트레인)로는 휘발유(가솔린) 2.5L와 3.5L 엔진, 하이브리드 1.6L 엔진, 택시용으로도 쓰이는 LPG 엔진 등 3종류로 구성돼 있다. K8 최고급 사양인 3.5L 가솔린 모델의 경우, 전륜 기반의 사륜구동(AWD) 시스템을 적용해 전작(K7)보다 차체 배분, 주행 성능이 안정적으로 개선됐다. 수입 세단에서 주로 쓰였던 전자식 서스펜션(차체와 바퀴를 연결하는 현가장치)을 탑재해 노면 충격을 능동적으로 흡수한다.

기아 K8 하이브리드와 경쟁 차량 비교.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기아 K8 하이브리드와 경쟁 차량 비교.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엔진 크기를 1.6L까지 줄인 하이브리드 모델은 K8의 백미로 꼽힌다. K3급 준중형 세단(C세그먼트)에 쓰이는 1.6L 엔진에 전기 모터를 더해 5m가 넘는 세단을 굴리기 때문이다. 도요타 아발론은 하이브리드에 2.4L 엔진, 혼다 어코드는 2L 엔진을 장착했다. K8 하이브리드의 L당 연비효율은 최대 18㎞다. 도요타 아발론(17.2㎞), 혼다 어코드(17.5㎞)보다 앞선다. 기아의 1.6L 하이브리드 엔진은 쏘렌토(1835㎏)에 처음 적용됐지만, 공차 중량이 약 200㎏ 가벼워진 K8(1630~1650kg)에서 완성도가 더 높아진 것으로 보였다.

주행 중 중앙 디스플레이에는 실내 공기 상태가 표시된다. 공기 상태는 ‘좋음’ ‘보통’ ‘나쁨’ ‘매우 나쁨’ 등으로 나타난다. 영국의 오디오 기업 ‘메리디안’과 함께 개발해 K8에 처음 탑재한 오디오 시스템은 보다 원음에 가까운 사운드를 구현한다. 메리디안 프리미엄 사운드는 천연 원목 재질의 진동판을 사용한 14개의 스피커를 장착해 깨끗하고 명료한 소리를 낸다.

두 달 전 K8가 출시됐을 당시 “현대차 아슬란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일부의 우려는 일단 기우로 보인다. 예전 아슬란처럼 4000만원대 시장을 공략하지만 상품성 측면에서 K8은 장점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기아는 차종 간 판매간섭 현상(카니벌라이제이션)을 막고자 K7을 아예 단종했다. 기함(플래그십) 차종이 다소 모호했던 ‘그랜저-아슬란’ 관계와는 다르다.

K8은 출시 첫 달인 4월 5017대, 5월 5565대가 판매됐다. 또 사전계약 대수만 2만4000대가량 돼 반도체 수급난이 완화하면 판매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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