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콜 대상 아닌 코나EV 또 불…"화재 원인 미궁 속으로" [주말車담]

중앙일보

입력 2021.06.26 11:00

업데이트 2021.08.19 15:32

지난 18일 충남 보령시 한 숙박시설 앞에 주차된 코나EV가 화재로 전소됐다. [사진 보령소방서]

지난 18일 충남 보령시 한 숙박시설 앞에 주차된 코나EV가 화재로 전소됐다. [사진 보령소방서]

최근 충남 보령(18일)과 노르웨이(21일)에서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EV) 배터리에서 잇달아 불이 나면서 현대차는 물론 배터리를 납품한 LG에너지솔루션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특히 이번 화재는 지난 2월 현대차가 대대적으로 시작한 리콜 이후에 나왔다는 점에서 화재 조사·분석과 리콜 관리·감독 부처인 자동차안전연구원과 국토교통부까지도 입장이 난처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에 충남 보령에서 화재가 난 코나EV는 2020년 3월 중순께, 노르웨이는 2020년 9월에 생산된 차로 모두 리콜 대상이 아닌 차량이었다. 이에 앞서 현대차는 2018년 5월 11일부터 2020년 3월 13일까지 생산한 코나EV 2만5000여대의 고전압 배터리시스템(BSA)을 전량 교체하기로 했다. 이 차량엔 LG에너지솔루션이 2017년 9월부터 2019년 7월까지 중국 난징공장 초기에 생산한 배터리가 장착됐다.

LG에너지솔루션의 파우치형 리튬이온 배터리. 사진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의 파우치형 리튬이온 배터리. 사진 LG에너지솔루션

리콜 적절했나, 다시 도마에  

당시 리콜 대상을 '2020년 3월 13일까지 생산된 차'로 한 근거는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이 난징공장의 배터리 셀 품질을 개선해 이후 생산한 제품엔 "문제가 없다"는 것이었다. 난징공장 초기 배터리 셀 결함은 "공정상의 결함"이라는 게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자동차안전연구원은 공통된 의견이다.

셀 내 '음극 탭 접힘'으로 인해 단락(합선)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양극 단자부 절연 코팅"을 하는 방식으로 개선품을 내놓았다. 음극이 아닌 양극에 코팅한 이유는 양극 전압이 높아 절연에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또 현대차는 배터리팩에 냉각수를 절연 냉각수로 교체하는 추가 조처를 했다. 하지만 개선품을 넣은 차에서 또 화재가 발생하며, 원인·처방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차·배터리 업계는 사고 재발로 "코나EV 화재 원인이 미궁 속으로 빠졌다"고 입을 모았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당시 화재 원인을 두고 배터리 셀 문제냐 아니냐를 놓고 서로 공방하다가 (원인을) 묻어두고 간 측면이 있는데, 리콜 대상을 벗어난 차에서 다시 불이 나 더 오리무중이 됐다"며 "2대만 갖고 다시 리콜하기엔 성급하다는 점에서 소비자만 애를 태우게 됐다"고 말했다.

공정상에서 나오는 "어쩔 수 없는 불량 배터리"라는 의견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잘 만든 셀은 불이 안 나지만, 공정 중에 불량 셀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진단과 처방, 미흡했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자동차안전연구원이 화재 원인 가능성으로 제시한 "음극 탭 접힘"에 대해서도 다시 의문을 제기했다. 박 교수는 "자동차안전연구원 발표 중 '집전체가 접힌 라미네이션(극판 시트와 분리막을 쌓아 셀을 만드는 공정) 음극판 시트'는 음극판 묶음에서 전기적으로 탈락된 구조적 불량에 불과해 배터리 화재로 이어지는 내부단락과는 무관하다"며 "조사 결과가 불완전했음이 재차 확인됐다"고 말했다.

자동차안전연구원은 "그때(난징공장 초기 제품)의 배터리와 이후의 배터리는 (성능·품질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자동차안전연구원 관계자는 "보령에서 불이 난 차에 들어간 배터리와 이전에 리콜을 진행한 차의 배터리 성능은 다를 수 있다"며 "다른 배터리에서 불이 난 만큼 원인도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즉, 리콜 대상인 차 배터리 화재 원인으로 지목한 '음극 탭 접힘'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자동차안전연구원의 말대로 "다른 배터리"라면, 이전에 난 사고와 별개로 이번 화재 원인을 또 찾아야 할 판이다.

전문가들은 차·배터리 업계가 리튬이온배터리의 불안정성을 인정하고, 이에 대한 솔루션 찾기에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지상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차세대전지연구센터장은 "리튬이온배터리의 전해질은 휘발유처럼 쉽게 불이 붙는 등 안전성에서 근원적 개선을 기대하긴 힘들다"며 "대학이나 연구소보단 현장 경험이 많은 기업에서 안전성 연구에 더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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