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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더오래'덕에 생애 최고로 바쁜 나날 보내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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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필진인사이드(1) '모바일 그림 세상' 홍미옥 필진

본업과 관련이 없더라도, 전문적인 정보가 아니더라도 괜찮다. 경험과 지식을 나누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필진이 될 수 있는 곳, ‘더,오래’. 의미 있는 취미와 소소한 일상을 ‘더,오래’에서 글로 담고 있는 장기 연재 필진 6인을 인터뷰와 함께 소개한다. 〈편집자주〉 

스마트폰이 현대인의 필수품이라는 말은 이제 너무 진부해졌어요. 그만큼 종일 스마트폰과 함께 하는 것이 당연해졌다는 말이겠죠. 오늘은 매일 지겹도록 하는 메신저, 전화, 게임 말고 다른 것에 도전해보세요. 하루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그림으로 남겨보는 거예요.

하루를 기록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어요. 다이어리를 쓸 수도 있고, 사진을 찍을 수도 있겠죠. 홍미옥 필진은 스마트폰 속 드로잉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일상을 그림으로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미술을 전공한 것도, 관련된 직업을 가진 것도 아니었지만, 개인 블로그에 재미 삼아 올리기 시작한 모바일 그림일기로 현재 생애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홍미옥 필진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Q 미술을 전공하셨나요?
A 전공은 아닙니다만, 어릴 적부터 그림을 즐겨 그렸어요. 종이와 연필만 있으면 뭔가를 끄적이는 버릇이 있었지요. 꽤 긴 시간을 유화 작업에 공을 들여보기도 했고요.

Q 그림으로 일상을 담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요?
A 50대에 접어들면서 그림으로 일기를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루하루 쌓여가는 나의 시간을 글과 그림으로 남겨보고 싶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 첫 시작은 개인 블로그에 매일매일 짧은 글과 그림을 올리면서부터였고요.

Q 많은 수단 중 스마트폰으로 그림을 그리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A 요즘엔 깜짝 놀랄 만큼 훌륭한 드로잉 애플리케이션이 많아서 그림에 소질이 없는 사람도 쉽게 시작할 수 있어요. 처음 저는 휴대폰 메모장에 낙서를 하면서부터 시작했어요. 많은 분이 아시다시피 스마트폰은 이제 전 국민의 친구잖아요. 언제나 어디서나 꺼내서 표현할 수 있는 편리성과 휴대성은 가히 최고고요.

Q 스마트폰 그림의 매력을 알려 주세요.
 
A 제가 생각하는 모바일 그림의 매력은 특유의 편리함과 그로 인해 연령을 초월한 전 세대가 즐길 수 있는 것에 있다고 생각해요. 특히 저는 요즘 모바일 그림 강의를 다니고 있는데요. 시니어층의 반응이 상상 이상이에요. 강의하면서 잊을 수 없던 한 70대 어르신의 말씀이 생각나네요. '내가 지금껏 휴대폰으로 전화나 사진, 검색만 하고 살았다니. 이런 게 있는 줄도 모르고!'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나뉘는 청춘과 노년, 종로3가 골목길에서. 갤럭시 노트8, 아트레이지 사용. [그림 홍미옥]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나뉘는 청춘과 노년, 종로3가 골목길에서. 갤럭시 노트8, 아트레이지 사용. [그림 홍미옥]

Q 더,오래 연재 중 있었던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나요?
A 한참 전, 종로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선보였던 적이 있어요. 물론 좋은 의미로 따뜻한 시선을 듬뿍 담아서요. 그런데 그 기사가 뜨고 온종일 포털 메인을 장식하며 반응이 뜨거웠어요. 기사의 댓글에서 청년과 노년의 언쟁이 벌어졌다는 거예요. 정작 제 글과 그림에 대한 이야기는 없고요. 신-구간 막말 퍼레이드가 벌어져서 놀랐었던 기억이 있어요.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만큼 기사가 인기 있었다는 증거라고 여기면서 셀프 위로를 했답니다.


Q ‘더,오래’ 연재 이후 달라진 점은?
A ‘더,오래’ 덕에 많은 곳에서 관심을 보여주셔서 요즘 생애 최고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아주 많은 게 달라졌죠. 다소 생소했던 모바일 그림이 많은 분께 알려지기도 했고요. 함께 모바일 그림을 그리는 모임도 결성해서 전시회를 비롯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어요. 특히 2020년에는 그동안 더,오래에 연재했던 에피소드를 추려서 발간한 모바일그림 에세이 『색깔을 모았더니 인생이 되었다, 북스케치』가 예상보다 많은 사랑을 받아 더 감사한 마음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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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더,오래’에서 발행한 기사 중 가장 애정이 가는 기사를 이유와 곁들여 알려주세요.

저로 하여금 본격적인 작업에 들게 한 첫 회 ‘폰으로 그림 그리기 시작한 이유-비 내리는 육군 훈련소’가 먼저 떠오르긴 하네요. 그래도 22회 ‘악몽에 나타나는 그곳, 35년 만에 복무한 부대를 가보니’ 편이 제일 애정이 갑니다. 기사가 나가자 신병훈련소에 자녀를 보낸 분들, 제대한 지 몇십년이 되신 분부터 갓 제대한 사람들까지 반응이 뜨거웠지요.  힘들었지만 빛나던 젊은 시절을 회상하시며 제 글을 읽고 복무한 부대방문을 하셨다는 분들의 이야기에 제가 더 감동받았습니다. 재밌었던 것은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군번만은 기억하신다는 분들이 아주 많으셨답니다.

홍미옥 필진의 작업 공간. [사진 홍미옥]

홍미옥 필진의 작업 공간. [사진 홍미옥]

Q 원고 작업 공간을 자랑해주세요.
A 제 작업실이라고 부르는 곳이 두 군데 있는데요. 물론 제 맘대로 부르는 말이지요. (웃음) 바로 동네 카페와 도서관입니다. 커피 한 잔 옆에 두고 작업을 시작하는 그 순간이 제일 좋아요. 하지만 요즘은 코로나로 인해 주방 옆 작은 공간을 만들어 작업하고 있어요.

정예림 인턴 chung.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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