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4인 가족 만점자도 탈락…‘다둥이 현금부자’ 잔치 된 ‘로또 청약’

중앙선데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742호 03면

40대 후반 주부 김모씨는 25일 0시가 되자마자 눈물을 흘렸다. 그 시각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아파트 청약 당첨자를 확인하고 나서다. 김씨는 결혼해서 지금까지 래미안원베일리 인근에서 전세로 살았다. 남편, 중·고생 자녀 둘과 함께. 다른 단지에 청약하지 않고 같은 동네에 나오는 래미안원베일리 분양을 기다려 왔다. 청약가점이 4인 가족(부양가족 수 3명) 만점인 69점이어서 내심 당첨을 기대했다. 하지만 당첨자 커트라인은 김씨보다 가족이 한 명 더 많은 73점이었다. 김씨는 “몇 년을 기다려 온 내 집 마련 꿈이 깨진 기분”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원베일리 당첨 커트라인 70점대 #가족 7인 이상 85점 만점도 나와 #청약가점제 도입 이후 최고 기록

‘15억 로또’로 불리는 래미안원베일리가 한 번 더 기록을 세웠다. 25일 발표한 224가구의 당첨자의 평균 청약가점이 2007년 청약가점제 도입 이후 최고다. 청약가점제는 무주택 기간, 부양가족 수, 청약통장 가입 기간으로 매긴 점수로 당첨자를 선정한다. 85㎡(이하 전용면적) 이하 100%, 85㎡ 초과 50%에 적용한다. 래미안원베일리 당첨자 청약가점 커트라인은 6개 주택형 중 하나만 69점이고, 나머지는 73점 이상이다. 73점 이상은 5인 이상 가족이 받을 수 있는 점수다.

6개 주택형의 커트라인 평균은 73.5점이었다. 경쟁률이 471대 1이었던 74㎡가 78점으로 가장 높았다. 가족 수 6명에 해당하는 점수다. 이 주택형에선 84점 만점자도 나왔다. 만점은 7인 이상 가족 점수다. 지난달 역대 최고인 80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화성시 동탄2신도시 동탄역디에트르퍼스티지 역시 청약 당첨 커트라인이 평균 71.8점이었다. 주택형·지역별 12개 모집단위에서 69점이 4개이고, 나머지가 70~74점이었다. 집값 급등으로 로또 금액이 올라가며 청약 경쟁률과 함께 당첨자 커트라인도 치솟고 있는 것이다.

커트라인이 올라가면서 무주택 기간과 청약통장 가입 기간은 만점(각 15년 이상, 각 32,17점)이 기본이고, 가족 수가 당락을 좌우하게 됐다. 자녀가 셋 이상인 ‘다둥이네’가 대거 청약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래미안원베일리는 분양가가 9억원 이상이어서 세 자녀 이상 가구를 위한 다자녀 특별공급이 없기 때문에 다자녀 가구도 일반공급에 신청할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자녀가 많지 않다면 부모나 배우자 부모와 함께 살아야 청약 당첨 확률을 높일 수 있다. 부양가족 수를 늘려야 당첨 확률이 그만큼 높아지는 셈이다.

다만 부모(배우자 부모)가 집이 있으면 부양가족 수에서 빠지기 때문에 무주택이어야 하고 3년 이상 같이 살아야 한다.  65세 이상 노부모와 살면 노부모부양자 특별공급에 신청할 수 있으나 다자녀 특별공급과 마찬가지로 래미안원베일리는 대상이 되지 않는다. 김보현 미드미네트웍스 상무는 “특별공급 물량이 없어 특별공급 대상자가 몰리며 일반공급 당첨자 커트라인이 확 올라갔다”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