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퍼지는 델타 변이, 국내서도 급증...“1회 접종으론 33% 방어, 2차 접종 서둘러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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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입국객들을 안내하고 있다. 뉴스1

23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입국객들을 안내하고 있다. 뉴스1

전 세계 80여개 국가에서 코로나19 델타(인도)형 변이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델타 변이 감염자가 일주일 새 35명 추가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아직 검출률이 낮지만 올 가을 델타 바이러스가 유행을 선도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 전에 백신 접종자를 최대한 확대하는 게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이어 인도발 변이 2위 

변이 바이러스 4종 비교.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변이 바이러스 4종 비교.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22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국내 주요 4종 알파(영국)·베타(남아공)·감마(브라질)·델타 변이 바이러스 검출률은 39.6%(지난 19일 기준)였다. 변이 감염여부는 확진자의 16%가량을 표본 검사한다. 검출률은 1월 10.1%에서 2월 11.9%, 3월 7.2%, 4월 19.9%로 상승추세다. 전체 변이 감염자 중에서는 알파 변이가 84.8%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이 델타 변이(8.5%)로 나타났다. 델타 변이는 알파 변이와 비교해 1.6배 정도 전파력이 세고 입원율은 2.26배 높다. 주요 변이중 2위로 단숨에 올라왔다.

국내에서는 지난 4월 첫 감염자가 나온 뒤 현재까지 총 190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여기에 역학적 관련성이 인정된 사례 66건까지 더하면 사실상 델타 변이 감염자는 256명으로 늘어난다.

당국은 현재 델타형 변이의 국내 검출률은 신규 확진자 대비 1.9%로 다른 나라에 비해 낮은 상태라고 분석했다. 다만 올 가을쯤엔 한국에서도 델타 바이러스가 우세 종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아직은 잘 막고 있지만 다른 나라에서 확산된 추이와 비교해보면 올 가을쯤 우리나라에도 델타 변이가 확 퍼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올 가을 확산 막으려면 백신 접종 확대해야

23일 오전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외국인들이 이동에 앞서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오전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외국인들이 이동에 앞서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델타 변이 확산을 막기 위해선 무엇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서두르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공중보건국(PHE)이 지난달 22일 발표한 '백신 접종 횟수별 변이 감염 예방 효과'를 보면 아스트라제네카(AZ)나 화이자 백신을 1차 접종한 경우 델타형 변이 예방 효과가 약 33%로 나타났지만, 접종을 2차까지 완료하면 각각 59.8%, 87.9%로 증가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아직 국내에선 델타 변이 확산 세가 미약하다. 해외에서 유입되는 걸 지금처럼 막고 백신 접종 속도를 올린다면 델타 변이가 우세 종이 되는 걸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대본 역시 이날 백 브리핑에서 델타 변이 확산을 막기 위해 최대한 백신 접종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홍정익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팀장은 “델타 변이의 유행을 막기 위해 2차 접종까지 꼭 완료해달라고 요청한 상황”이라며 “1차 접종자가 시기를 놓치지 않고 2차 접종을 받을 수 있게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델타 변이가 단기간에 끝나지 않고 유행 종이 된다고 하면 9월까지 1차 접종을 확대하고 10~11월까지 접종을 완료해 면역자를 최대한 많이 양성하는 쪽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마스크 이르다는 지적도 

다만 1·2차 접종 간격을 줄이는 것과 관련해서는 “AZ 백신의 경우 8~12주에 맞아야 면역이 잘 형성된다는 과학적 근거 때문에 그렇게 권고하고 있는 것”이라며 접종 간격을 줄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 '델타 변이가 확산하는 주요 국가를 보면 AZ 백신 접종률이 높았던 국가'라는 지적에 대해선 이스라엘의 경우 화이자 백신을 접종했는데 델타 확산이 이어졌다고 반박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방역 완화책을 지나치게 빠르게 꺼내들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정부는 7월부터 백신 1차 접종자를 대상으로 실외 노마스크를 허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원석 고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아직 델타 변이가 주된 유행 주는 아니지만, 이 바이러스가 완전히 방역 통제 망에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해외에서 유입된 환자 외에 지역 사회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며 “마스크 착용에 대한 부분은 최대한 보수적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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