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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angbiang면'? 중국인도 한자 못 쓴다는 이 음식

중앙일보

입력

 음식 이름이 'biangbiang면(面)'? 오타인가 보니

중국 음식에서 가장 '특이한' 음식을 이야기할 때 늘 빠지지 않는 것이 '뱡뱡면(biangbiang面)'이다. 시안(西安) 특색요리인 이 뱡뱡면은 그 글자나 음식의 모양새, 유래가 독특해 중국 여행자들 사이에서도 '시안 여행 필수 코스' 중 하나로 언급되곤 한다.

[사진출처=ahgzm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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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여행자들은 시안의 음식점에서 'biangbiang面'이란 메뉴를 발견했을 때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우스꽝스러운 발음의 영문자와 한자 조합. '오타는 아닐까'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음식은 실제로 이렇게 표기된다. 간체자 42획, 번체자 56획의 이 장황한 글자를 지원하는 한자 입력기가 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병음인 'biang'자로 대체해 표기되는 게 일반적이다.

[사진출처=슝마오숴스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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뱡(biang) 글자의 유래 

뱡뱡면의 글자를 뜯어보면 '사(丝)', '마(马)', '장(長)'이라는 간체자가 들어있다.

지금은 중국의 수도가 베이징이지만, 과거에는 약 1000년여 세월 동안(한나라에서 당나라 때까지) 시안(장안)이 수도로 존재해왔을 만큼 중국의 역사 깊은 관련성을 가진 도시이며, 고대 실크로드의 기점이었다. 그래서 실크로드를 의미하는 '사(丝)'자가, 당시 교통수단을 의미하는 '마(马)'자가, 길이가 긴 면을 의미하는 '장(長)'자가 들어있다.

그 이름이 '뱡뱡면'이 된 유래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이야기는 이렇다. 재능은 있지만, 주머니는 가벼운 한 서생이 과거시험을 보러 가던 중 간판 없는 한 음식점에 들어가 허기를 채운다. 하지만 계산할 때 보니 돈이 없자, 음식값 대신 간판을 만들어 주겠다는 제안을 하게 된다. 주인장이 마지못해 승낙하자 서생은 일필휘지로 한 글자를 써냈고, 생면을 도마에 튀길 때 나는 '뱡뱡' 소리에서 모티브를 얻어 이 글자를 '뱡'으로 읽도록 했다. 새 간판을 단 음식점은 그 후 장사가 번창하게 됐고, 면 요리 이름은 '뱡뱡면'이 됐다는 것이 이 면 요리의 유래다.

[사진출처=바이두바이커]

[사진출처=바이두바이커]

뱡뱡면은 중국 서북지방 음식의 특징이 드러나는 면 요리이기도 하다. 산시성(山西省)의다오샤오몐(刀削面, 도삭면)이나 신장(新疆)의 다판지(大盘鸡)에 들어가는 면처럼, 식감은 칼국수 같지만 넓이가 더 큰 면이 뱡뱡면에도 들어간다. 그 위에 양고기와 약간의 야채를 얹어 매콤 새콤한 소스에 비벼 먹는 것이 특징이다.

[사진출처=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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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 발전과 더불어 유명해진 뱡뱡면

최근에는 BBC(중국어판)에서도 이 시안의 명물 뱡뱡면을 소개한 바 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최근 BBC는 웹사이트에 '시안(西安) 맛집:이름에 다 담을 수 없는 중국식 면요리'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어 시안의 뱡뱡면 제조 과정을 상세히 보도하기도 했다.

[사진출처=바이두바이커]

[사진출처=바이두바이커]

중국인도 써내기 어려울 만큼 복잡하고 많은 한자 획 수, 다소 우스꽝스럽게 들리는 발음, 그에 얽힌 유래. 이러한 특성 때문에 뱡뱡면은 중국 소셜미디어의 발전과 더불어 전국적으로 더 유명세를 치르게 되기도 했다. 과거 산시(陕西)성 지방의 작은 특색요리에 지나지 않았던 뱡뱡면은 이제 이 지역의 명물이 되어 수많은 외지인과 외국인들을 끌어당기는 역할을 하고 있다.

차이나랩 허재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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