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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선 교차접종 권고까지 나왔다지만..."불안한 건 사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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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제네카 백신(왼쪽 사진)과 화이자 백신(오른쪽 사진)의 접종 준비 모습. 연합뉴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왼쪽 사진)과 화이자 백신(오른쪽 사진)의 접종 준비 모습. 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 교차접종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교차접종은 1·2차간 백신의 종류를 달리해 맞추는 것을 말한다. 이와 관련 한쪽에선 “심각한 이상반응이 나타나지 않은 만큼 문제없다”는 반응이, 반면 다른 쪽에선 “과학적 근거가 부족해 아직 효과·안정성을 평가하기엔 섣부르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현재 독일·캐나다 등에선 교차접종을 허용하고 있다. 국내 교차접종 임상연구는 아직 진행 중이다.

6월 오기로 한 코백스 AZ 밀려 

1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3분기 백신 접종 때 교차접종을 실시한다. 지난 4월 중순 이후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1차로 맞은 ▶방문돌봄 종사자 ▶의원·약국 종사자 ▶경찰·소방·해경 등 사회필수인력 76만 명이 대상이다. 다음 달 AZ 백신 2차 접종 예정자 109만 명 중 69.7%를 차지한다. 교차접종을 실시하게 된 이유는 물량 부족 때문이다. 당초 정부는 이달 말까지 다국가 백신공동구매 연합 기구인 ‘코백스 퍼실리티’로부터 83만5000회분의 AZ 백신을 들여올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게 다음 달로 밀렸다.

결국 정부는 그간의 연구동향과 해외사례 등을 분석해 교차접종을 허용하기로 했다. 스페인·독일의 면역원성 연구가 참고됐다. 스페인 국영 보건연구소는 지난 5월 AZ→화이자 백신 교차접종자가 AZ 1차 접종자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항체가 7배 증가했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18~59세 441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였다. 접종 후 심각한 이상반응은 없었다. 1.7%에게서 두통·피로 등 경미한 부작용만 보고됐다. 독일의 경우 AZ→화이자 백신 교차접종자(55명)가 AZ만 맞은 사람(32명)보다 면역반응이 더 증가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차 AZ-2차 화이자 교차접종은?.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1차 AZ-2차 화이자 교차접종은?.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외신 "캐나다, 교차접종 권고"  

영국에서는 안전성이 확인됐다. 교차접종 연구에서 피로, 주사부위 통증, 오한, 두통 등 경미한 부작용만 나왔다면서다. 역시 심각한 이상반응은 관찰되지 않았다. AZ·화이자 백신을 맞은 11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였다. 현재 스웨덴·독일·영국·프랑스·핀란드·이탈리아·캐나다 등에선 이미 교차접종을 허용했다. 캐나다의 경우 국가면역자문위원회가 교차접종을 권고했다고 AP·신화통신 등 주요 외신이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4월 ‘노쇼 백신’을 맞았다는 직장인 A씨(30대)는 “최근 AZ백신을 맞은 30대 남성이 부작용(혈소판 감소성 혈전증·TTS)으로 인해 숨져 솔직히 불안했다”며 “화이자를 맞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 달 초부터 시행될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의 최종 발표를 앞둔 18일 오후 서울 종각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점심식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다음 달 초부터 시행될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의 최종 발표를 앞둔 18일 오후 서울 종각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점심식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연구자료 부족한데" 

하지만 아직 안전성·효과성을 입증할 만한 연구 자료가 부족한 상태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섣부르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국립보건연구원은 지난달 AZ 백신 접종자 수백명을 대상으로 한 교차접종 임상시험 계획을 밝혔다. 현재 임상이 진행 중이다. 지난 11일 AZ·화이자 마지막 접종이 이뤄졌다. 2주 후인 오는 25일쯤 채혈해 효과성을 분석할 계획이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교차접종으로 당장 눈에 띄는 변화는 없으나 (교차접종은) WHO(세계보건기구)나 CDC(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EMA(유럽의약품청) 등에서 인정하지 않고 있는 방법이다. 충분한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특히 문제 되는 건 장기적인 방어력에 대한 연구가 없어 효과가 미지수다”고 말했다.

교차접종 원치 않을 땐 

이에 정부도 교차접종을 원칙으로 삼지는 않았다. 교차접종을 원치 않을 경우 1~2주 후 AZ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했다. 공무원 B씨(40대)는 “AZ접종 후 미열도 나지 않았다. 다른 백신을 맞으려니 솔직히 불안하다”며 “시민 대상으로 (교차접종) 임상을 하려는 것인지 황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AZ 처음 맞을 때 불신감이 컸는데 그때 직장 내 ‘독려’ 분위기가 상당했다”며 “연기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교차접종은 우선 다음 달만 한시적으로 운용될 것으로 보인다. 김기남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기획반장은 18일 정례 브리핑에서 “교차접종에 대한 그간의 해외사례라든지, 연구 결과 그리고 코백스 백신 도입이 일정이 연기가 됐기 때문에 이런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7월에 한시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라며 “8월 이후 계획은 추가적으로 검토해 결정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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