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표 도시재생은 '보존' 대신 '공급'···7조 들여 2만4000호

오세훈 서울시장이 14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공사장 안전관리 강화 대책 기자설명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이 ‘보존’을 덜어내고 ‘공급’을 중심으로 하는 2세대 도시재생을 추진한다. 고(故) 박원순 전 시장 시절 보존에 초점이 맞춰졌던 도시재생 사업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를 통해 서울시는 2026년까지 주택 2만4000호를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서울시는 17일 이런 내용의 2세대 도시재생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기존 도시재생의 4가지 유형(경제기반형ㆍ중심시가지형ㆍ일반근린형ㆍ거점확산형)은 주거지 재생ㆍ중심지 특화재생 등 2가지로 간소화한다. 노후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지역경제를 챙기는 단순명료한 목표를 달성하는 방식으로 가겠다는 것이다.

‘주거지 재생’은 민간주도 재개발 지원  

기반시설이 열악한 주거지는 민간이 주도하는 재개발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재개발 추진이 어려운 지역은 도로ㆍ공원 같은 기반시설을 조성해 소규모 정비사업이 추진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로 했다.

서울역 인근 동자동 쪽방촌. 지난 2월 5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용산구는 '서울역 쪽방촌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공공주택 및 도시재생 사업'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연합뉴스

오 시장이 공약한 ‘모아주택’도 본격적으로 도입된다. 토지주들이 지하주차장 확보가 가능한 면적(500㎡) 이상을 모아서 공동주택을 지으면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한옥밀집지역ㆍ고도지역 등 도시계획 규제로 재개발이 어려운 곳은 기반시설 정비와 주택성능 개선 지원 등을 통한 종합적인 재생사업을 지속하기로 했다.

김포공항 일대, 신산업 물류거점 조성 

김포공항 일대 대규모 부지(43만㎡)에는 경제거점 육성형 시범사업이 시작된다. 주차장과 창고 등이 들어서 있는 부지에 항공 관련 신산업과 물류거점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서남권의 미래산업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용산전자상가. [중앙포토]

용산전자상가 등 도시재생 수업이 추진 중인 곳에는 기존 사업을 그대로 진행하면서 민간개발 유치를 유도한다. 서울시는 이해관계자 간 협의를 거쳐 개발 가이드라인을 조만간 마련하기로 했다.

7조900억 들여 주택 2만4000호 공급 

2세대 도시재생을 통해 서울시는 2026년까지 주택 2만4000호를 공급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사업비는 시비와 국비를 합쳐 7300억원이 투입된다. 민간투자 6조3600억원까지 더하면 총 투자 규모는 7조900억원으로 추산된다.

서울시는 2세대 도시재생 사업이 시민이 원하는 방향을 수렴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4월 서울시가 시민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도시재생 패러다임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3.1%가 도시재생 필요성에 공감했는데 ‘개발ㆍ보존 결합(42.6%)’을 가장 원했다. 다음이 개발(31%)과 보존ㆍ관리(26.%) 순이었다. 개발이 포함돼야 한다고 응답한 의견이 73.6%에 달한 셈이다.

양용택 서울시 도시재생실장 직무대리는 “시민들이 체감하고 실생활에 도움이 되며, 노후 주거지 개선과 민생ㆍ경제를 살리는 실질적 도시재생사업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