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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는 "빨리빨리"…실제론 허들 높아지는 '국힘-국당' 통합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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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양당 통합에 대해 서로 ‘속도전’을 주장하고 나섰다.

이 대표는 17일 오전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은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조속히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을 지지하는 당원 모두가 하나의 샐러드볼 위에서 공존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합당 실무기구 구성이 시급하다”며 “우리 당 실무 담당자를 오늘 중으로 인선하겠다”고 덧붙였다.

안철수 대표(왼쪽)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당 대표 회의실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접견 후 환담을 갖고 있다. 오종택 기자

안철수 대표(왼쪽)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당 대표 회의실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접견 후 환담을 갖고 있다. 오종택 기자

취임 뒤 일성으로 “반문 빅텐트가 제 소명”이라고 밝혔던 이 대표가 본격적인 야권 대선 경쟁 구도가 시작되기 전에 당면 과제인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먼저 마무리 지으려는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안 대표와의 통합, 홍준표 무소속 의원의 복당 등을 통해 당내 대선 경쟁을 활성화 시킨 뒤 당 바깥의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감사원장과 김동연 전 부총리 등 잠재적 대선 주자들을 끌어들일 복안이란 것이다.

이 대표는 전날 오후 안 대표와의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저희가 버스 시동을 거는 순간부터 대선 주자들의 당 진입이 많아질 것이기 때문에, 그 전에 합당을 통해 저희 혁신 의지를 보이지 않을까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속히 실무협상단을 꾸리겠다”는 이 대표의 발언이 전해지자 안철수 대표도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협상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저희는 두 달을 기다렸다”고 화답했다. 다만 안 대표는 “실무 협의가 진행되면 거기서 우려되는 부분을 모두 다 꺼내놓고 솔직히 소통하며 합의점을 찾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당은 16일 “새로운 당명으로 가야한다”며 ‘당명 변경 신설 합당’이란 조건을 내세웠고, 이날 오후엔 29명의 지역위원장을 새로 임명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벌써부터 “양당 간의 통합 협상이 순조롭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국민의당 최고위에서도 “야권이 변해야 하고, 내년에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뤄야 한다는 데 양측 사이에 어떠한 이견도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국민의힘도 국민들이 바라는 진정한 변화는 당 대표의 나이가 아니라, 통합과정에서의 구체적인 혁신 의지와 실천 및 노력으로 평가받을 것이라는 점을 잊지 말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사무총장에 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가 지역구인 3선 한기호 의원을, 정책위의장엔 부산 북-강서을이 지역구인 3선 김도읍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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