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기고] 건강하고 행복한 반려견 필수조건 ‘산책’...외부구충제 사용 필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반려동물은 진료나 검진, 예방접종 등 다양한 이유로 동물병원에 내원하게 된다. 내원 시 강아지들의 성향을 살펴보게 되면 경험상 산책을 자주 가는 아이들과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높은 빈도로 성향상의 차이를 나타내게 된다. 그 이유는 반려견에게 있어 산책은 ‘삶의 질’과 밀접하게 관련되며, 먹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니기 때문이다.

산책을 자주하는 아이들의 경우 낯선 환경에서도 사람을 잘 따르고 친숙하며 쾌활한 성격을 가지는 반면 실내에서만 생활하는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낯선 사람이나 환경에 대해 쉽게 긴장하고 경계심이 많으며, 겁이 많아 쉽게 공격성을 드러내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또한 장시간 집안에만 머무르는 경우 스트레스 해소 및 놀이의 개념으로 집안의 물건들을 훼손하거나 주변 소리 등에 민감하게 반응함으로써 심하게 짖어대 주변에 피해를 주기도 한다.

후각에 민감한 강아지의 특성상, 산책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외부의 다양한 냄새는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며, 스트레스 완화에 효과적이다. 또한 다른 강아지와 사람, 사물 등과 마주하며 사회성을 발달시키고, 주인과 정서적 교류를 통한 상호작용으로 유대감도 깊어지게 되며,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을 정도의 적절한 운동량은 비만방지에도 도움을 주게 되므로 산책은 반려 가정이 함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한 필수 활동이라 할 수 있다.

동물병원을 운영하고 있지만 “산책보다 더 좋은 약이나 치료법은 없다”는 말은 한편으로는 언제나 공감이 되는 말이다. 건강한 반려문화 조성을 위해 산책 시에는 목줄과 물, 배변봉투, 입마개 등 기본적인 ‘펫티켓’을 지키기 위한 준비물을 갖추는 것도 필요하지만, 또 하나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사항이 있다. 그것은 바로 진드기와 같은 외부기생충으로부터의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것이다.

기온이 따뜻해지면서 본격적으로 야외 활동이 증가하는 요즘 같은 시기에는 진드기의 개체수 또한 눈에 띄게 증가하게 되며, 반려동물과의 야외 활동 증가 및 진드기 개체수의 증가로 인해 진드기에 물려 내원하는 강아지들이 증가하게 된다.

진드기는 일반적으로 풀숲에 많이 존재하지만 야외 활동 시 풀숲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다. 그 이유는 진드기는 스스로 이동이 가능하므로 야외 어느 곳에서나 존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몸에 진드기가 달라붙어 있는 것이 육안으로 확인 되거나 진드기에 물려 내원하는 케이스를 살펴보면 산책 등 야외 활동을 하기는 했지만 풀숲에 들어갔던 이력이 전혀없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진드기는 몸에 달라붙을 경우 피부 속으로 입을 박아 고정시킨 후 피를 빨게 되며, 이 경우 물린 개체는 가려움증, 알러지 반응이 유발되거나 피부 질환이 발생 되기도 한다. 다만 이러한 증상들은 동물병원에 내원하여 적절한 조치를 받을 경우 어렵지 않게 치료가 가능하므로 크게 걱정할 부분은 아니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점은 바로 진드기가 피를 빨 때 몸 속에 가지고 있던 각종 전염병을 옮길 수 있다는 데 있다. 진드기가 반려동물에게 옮길 수 있는 대표적인 질병으로는 바베시아증, 라임병, 에클리히증, 아나플라즈마병 등이 있으며 특히 이와 같은 질병들은 조기에 진단되어 치료되지 못할 경우 반려동물의 생명에 위협을 가할 만큼 심각한 증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또한 진드기가 반려동물의 몸에 붙어 있다가 떨어져 나와 사람을 무는 경우에는 사람에게도 질병을 전파할 가능성이 존재하며, 대표적인 질병으로 바베시아나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등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바베시아는 원충이 적혈구에 기생, 적혈구를 파괴해 용혈성 빈혈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이로 인한 빈혈로 수혈이 필요하기도 한 질환이며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발병 시 제때 수혈을 하지 못해 사망하는 케이스도 많으며, 바베시아 빈혈로 의한 사망률이 30%에 이른다. 또한 이를 매개로 사람이 바베시아에 감염될 경우 1-4주가 지나면 피로감과 식욕감퇴, 두통, 고열, 오한, 근육종 등의 증상이 발생되는 등 사람의 건강까지 위협할 수 있다. 또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은 2013년 국내에 처음 발생이 보고된 이래 해마다 감염 환자수가 증가하고 있으므로 야외 활동 시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질병이라 할 수 있다.

야외 활동 후 강아지의 몸에 붙은 진드기가 육안으로 발견될 경우 급한 마음에 보호자가 손이나 도구를 이용해 진드기를 잡아떼는 것은 적절하지 못한 처치 방법이다. 그 이유는 진드기는 입을 피부에 박은 채로 흡혈을 하며 결합 정도가 강하기 때문에 강한 힘으로 잡아 당기는 경우 입이 피부 속에 남아있는 채로 몸이 분리가 되거나 머리가 분리된 채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경우 각종 피부 질환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또한 진드기가 눈으로 확인되는 경우 보이지 않는 털 속에 보다 많은 진드기가 있을 수 있으므로 눈에 보이는 진드기를 제거했다고 안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드기가 확인되는 경우에는 동물병원을 내원하여 적절한 제거 및 약물 처치를 받을 것을 권장한다.

진드기와 같은 외부기생충의 위협으로부터 강아지와 보호자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외부구충제를 사용할 것을 적극 권장한다. 최근에는 반려견의 외부활동으로 인해 비롯된 질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목걸이 타입이나, 도포제, 경구용 제제 등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되어 있다.

국내에서 허가를 받아 판매 중인 다양한 제형의 제품들은 이미 오랜 기간에 걸쳐 국내외에서 그 효능 및 안전성을 입증받아 온 만큼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으며, 보호자의 생활 패턴이나 동물병원 내원 빈도 등을 고려하여 선택하면 된다.

최근에는 목걸이 타입의 제품이 많이 선호되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많은 보호자들이 바쁜 사회 생활로 인해 외부 구충만을 목적으로 정기적으로 동물병원을 내원하기가 쉽지 않고, 반려 동물이 특별한 질병이나 질환이 없이 건강한 경우 동물병원의 내원 횟수는 더 감소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국내에 시판중인 제품들의 경우 도포형 타입은 1개월에 한 번, 경구용 제품은 3개월에 한 번씩 꾸준히 투약 해야 효과적으로 외부기생충 예방이 가능하다. 목걸이 타입 제품의 경우에는 한 번 착용으로 8개월간 효과가 지속되며, 진드기 및 벼룩에 물리기 전, 털과 피부 접촉만으로도 진드기를 차단하고, 달라붙을 경우 그 자리에서 바로 마비시키는 기피효과가 있어 외부 기생충에 물리는 것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려인구 1,500만 시대. 우리나라 인구 4명 중 1명은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다는 말로, 건강한 반려문화 조성을 위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높은 시기이다. 산책의 중요성은 반려견과 반려인, 모두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100번 강조해도 모자라지만, 자칫 이로 인해 생명을 잃을 정도의 심각한 질병에 노출될 수도 있다는 경각심을 갖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리라 생각된다.

우리는 소중한 반려견과의 행복한 동행을 위해 보다 관심을 기울이고 발생 가능한 질병의 예방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은 필수라는 점을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이다.

글: 전상욱 시드니종합동물병원장 (인천광역시수의사회 상무이사)

온라인 중앙일보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