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시달렸다” 포항서 40대 여성 극단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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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시 한 기업에 다니던 40대 여성이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이 진상 조사에 나섰다.

14일 경찰과 전국플랜트건설노조 포항지부에 따르면 지난 10일 40대 후반 여성 A씨가 자신의 집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튿날 숨졌다.

플랜트노조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 4월 26일 경북 포항시 한 건설업체에 입사했다. 플랜트노조 측은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업무가 서툰 A씨가 현장에 근무하는 동안 무거운 중량의 짐을 옮기는 등 자신의 업무와 상관없는 일을 맡거나 상사로부터 폭언과 성희롱성 말을 듣고 괴로워했다”고 지적했다.

A씨가 쓴 유서에도 “직장 간부들이 성추행을 일삼고, 욕설 등 막말 등으로 인해 수치심을 느꼈다. 여자 몸으로 들기 어려운 무게의 쇠파이프를 옮기라는 작업지시를 내리는가 하면 직무와 상관없는 일을 자주 시켜 본인이 감당하기 힘들다”는 내용이 적힌 것으로 전해졌다.

플랜트노조 측은 “업체가 고인의 고통을 방치하거나 성추행을 어떤 방식으로 했는지 등을 따져 법적 책임을 물을 방침”이라며 “다른 여성 노조원을 대상으로 직장 내 유사사례가 있는지도 조사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포항=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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