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지구궤도 바꿀수 있나” 이말 했다 혼쭐난 美의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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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소속의 루이 고머트 미국 연방 하원의원. 고머트 의원은 지난 8일(현지시간) 하원 청문회에서 기후변화와 관련 "달과 지구 공전 궤도를 바꿀 수 있냐"고 물어 논란이 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공화당 소속의 루이 고머트 미국 연방 하원의원. 고머트 의원은 지난 8일(현지시간) 하원 청문회에서 기후변화와 관련 "달과 지구 공전 궤도를 바꿀 수 있냐"고 물어 논란이 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산림청에 달과 지구 공전 궤도 바꿀 방법이 있습니까”

10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천연자원소위원회 청문회에서 나온 말이다. 기후변화 문제를 논의하던 중 공화당 소속 루이 고머트 하원의원이 난데없는 질문을 하고 나선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날 그는 미 산림청 부청장에게 “산림청과 토지관리국이 기후 변화 문제와 관련해 많은 노력을 하는 걸 알고 있다”면서 “미 항공우주국(NASA) 전 국장에게서 달 궤도와 지구 공전 궤도가 조금씩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들었고, 상당한 태양 플레어(폭발) 활동이 있다는 걸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산림청과 토지관리국이 달이나 지구의 공전 궤도를 바꾸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느냐”고 물으며 “이는 우리 기후에 아주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고머트 의원의 질문을 받은 제니퍼 에벌리엔 산림청 부청장은 웃으며 “그 문제에 대해선 고머트 의원과 함께 후속 조처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고머트의 발언에 산림청 부청장은 웃어넘겼지만 주요 언론들은 정색하고 비판하고 나섰다. 기후변화 문제를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자연적 현상으로 돌리려는 데 질문의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CNN은 “고머트 의원의 발언은 태양 플레어나 공전 궤도가 오늘날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이라는 걸 암시하려 한 것”이라면서 “말도 안 되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기후변화를 다룬 NASA 홈페이지에는 “지구 공전 궤도가 지구 온난화에 영향을 줬다는 관점은 본격적인 산업화 이후 경험한 급격한 기후 변화를 설명할 수 없다”면서 “과학자들은 화석 연료에서 나온 이산화탄소가 지구 온난화의 핵심 원인이라고 확신한다”고 적혀있다.

태양 활동과 기후변화의 관련성에 대해서도 NASA는 “태양 활동은 지구 기후에 끼치는 영향력이 아주 작다는 것이 과학적인 합의”라며 “인간 활동에 따른 온실가스의 영향이 훨씬 크다”고 설명하고 있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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