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1분 내 옆 좌석에 비말 퍼졌다" 음식점 47명 무더기 감염 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최근 경기도 하남시의 한 음식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해 누적 50명에 달하는 환자가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음식점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당국 조사 결과 원인은 환기에 있었다.

8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경기도 하남시 음식점에서 지난 4월 13일 손님 1명이 확진된 이후 다른 이용자 18명과 종사자 2명 등 음식점 내에서만 20명이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들로 인한 추가 전파까지 고려하면 7일 0시 기준 해당 음식점 감염으로 확진된 환자는 47명에 달한다.

경기 하남시 음식점에서 주출입구만 열었을 때 식당 내 공간까지 환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주출입구 인근 구역만 환기가 이뤄졌다. 자료 질병관리청

경기 하남시 음식점에서 주출입구만 열었을 때 식당 내 공간까지 환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주출입구 인근 구역만 환기가 이뤄졌다. 자료 질병관리청

당국은 감염이 확산한 원인을 환기 방식에서 찾았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실내공기품질연구단이 해당 음식점에서 주방 배기 팬을 가동하는 것을 전제로 확진자가 발생한 위치 4곳에 풍속계, 연기 발생기, 입자영상유속계 등 전문 측정장비를 설치한 뒤 환기 방식별로 오염물질의 농도 변화를 측정했다. 그 결과 출입구 개방 방식에 따라 오염물질이 사라지는 시간이 확연히 차이 났다.

음식점 주출입구만 개방했을 때 비말 입자가 인근 식당 좌석 등으로 수십초 이내 확산했고, 이 물질이 소멸되는 데 40분 이상 걸렸다. 그러나 부출입구까지 열어 환기했더니 입자가 사라지는 시간이 25분으로, 15분(38%) 빨랐다. 환기만 제대로 되어도 감염 규모를 줄일 수 있다는 게 당국 설명이다.

방대본은 “다중이용시설에서의 환기는 시설 운영자가 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감염관리 행동 수칙”이라며 “시설 관리자와 종사자는 개폐 가능한 모든 통로를 개방해 충분한 자연환기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평소 주출입구와 부출입구를 항상 열어둬 실내 오염물질이 제거되도록 하고, 혹한·혹서기에도 수시로 출입문을 열어 맞통풍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환기, 공조 설비가 설치된 곳에서는 늘 이런 기계적 환기를 하며, 이런 장치가 없더라도 자연환기해달라고 강조했다. 식당 등 음식물을 조리하는 곳에선 주방 배기팬 등을 계속 가동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기 하남시 음식점에서 주출입구와 부출입구를 함께 열어 맞통풍을 했을 때 식당 전반에 걸쳐 오염물질이 빠르게 제거됐다. 자료 질병관리청

경기 하남시 음식점에서 주출입구와 부출입구를 함께 열어 맞통풍을 했을 때 식당 전반에 걸쳐 오염물질이 빠르게 제거됐다. 자료 질병관리청

당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7일까지 일반음식점 및 주점 관련 집단 감염은 59건 발생해 922명의 확진자가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음식점에서 44건(600명), 주점에서 15건(322명)의 감염이 있었다.

1월에만 해도 3건(30명)이었는데 2월 5건(47명), 3월 8건(79명), 4월 23건(461명), 5월 20건(305명) 등으로 늘었다. 4~5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두달간 확진자는 모두 766명으로, 전체의 83.1%를 차지한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