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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E·S클래스 차주들 "시동 꺼진다"…결함 신고만 61건

중앙일보

입력

벤츠 마일드 하이브리드 차량 계기판에 뜬 경고등. 경고등이 뜬 후 차량 시동을 껐다가 다시 켜면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사진 독자제공]

벤츠 마일드 하이브리드 차량 계기판에 뜬 경고등. 경고등이 뜬 후 차량 시동을 껐다가 다시 켜면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사진 독자제공]

수입차 1위 업체인 메르세데스-벤츠의 S클래스나 E클래스 같은 최신 차량에서 결함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벤츠코리아는 배터리를 교체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같은 현상이 재발하는 경우도 있다.

배터리 경고등 뜨면서 시동 안 걸려  

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교통안전공단에 접수된 벤츠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차량 결함 신고는 총 61건에 달한다. 차종별로 분류하면 E클래스가 46건, CLS가 14건, S클래스가 한 건이다. S클래스 한 건을 제외하면 모두 2021년에 생산한 차량이다. 배터리 경고등이 뜨면서 시동이 걸리지 않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벤츠가 적용한 마일드 하이브리드란 차량을 주차하거나 시동을 걸 때 엔진 대신 모터를 동력계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48볼트(V) 배터리가 엔진을 보조한다. 벤츠는 2019년부터 E클래스를 비롯한 주력 판매 차종에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했다. E클래스의 경우, 지난해 10월 부분변경 모델이 출시돼 국내에서 수입차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네이버 카페를 비롯한 소셜 미디어에선 소비자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시동이 걸리지 않아 놀랐다" "'48V 차량 전원 시스템에 기능 이상 발생'이라는 경고 문구가 뜬다" 같은 경험담을 벤츠 차주들이 공유하고 있다. 배터리 시스템 문제로 '주차 어시스트(보조)' 같은 편의 기능을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벤츠 차주 가운데 일부는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벤츠코리아는 시동이 꺼진 마일드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해 배터리를 교체하고 있지만, 같은 사례가 재발해 애프터서비스(AS) 센터를 다시 찾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처음 공개된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E 클래스'. [뉴스1]

지난해 10월 처음 공개된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E 클래스'. [뉴스1]

벤츠의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해외에서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메르세데스-벤츠 일본 법인은 C200 등 48V 배터리를 탑재한 마일드하이브리드 차량 약 2만8000대에 대해 제작결함 시정조치(리콜)를 했다.

일본에선 올 3월부터 리콜 실시 

벤츠코리아는 일본과 달리 국내에선 리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국내 자동차 관리법에 따르면 시동이 켜지지 않는 경우는 리콜 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자동차 제작사의 자발적 리콜만 가능한 실정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일부 차량에서 발생하는 현상에 대한 별도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교통안전공단에 벤츠 마일드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결함 조사를 지시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운전 중 시동이 꺼질 수 있다는 사례가 접수됐다. 운전자 안전에 위협을 줄 경우에는 현행 법에 따라 리콜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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