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 승진시킨 검찰 인사…엘리트 중간간부들 줄사표 냈다

중앙일보

입력 2021.06.07 14:37

업데이트 2021.06.07 14:47

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모습. 연합뉴스

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모습. 연합뉴스

검찰 내에서 꾸준히 검사장 승진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엘리트 중간 간부들이 잇따라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 4일 고위 간부(고검장·검사장) 인사에서 검사장 승진에서 탈락한 영향으로 보인다. 이번 검찰 고위 간부 인사는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김오수 검찰총장의 합의로 이뤄졌다.

이문한(50·사법연수원 27기) 법무연수원 진천본원 총괄교수(기획부장 직무대리)는 7일 검찰 내부망에 "이제는 검찰을 떠나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사직 인사 글을 남겼다.

그는 "지금 검찰이 여러 가지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지만 검찰 구성원들이 모두 힘을 합하면 이 어려운 상황을 잘 극복해내고 다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해 11월 3일 진천 법무연수원에서 올해 부장검사로 승진한 30여 명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기 위해 연수원 내에서 이동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배성범 법무연수원장, 윤 총장, 이문한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직무대리.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해 11월 3일 진천 법무연수원에서 올해 부장검사로 승진한 30여 명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기 위해 연수원 내에서 이동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배성범 법무연수원장, 윤 총장, 이문한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직무대리. 연합뉴스

연수원 동기인 강지식(55·27기) 서울고검 송무부장도 이날 검찰 내부망을 통해 사직 인사를 전했다. 강 부장은 검사선서문을 인용하며 "'나는 용기 있고, 따뜻하고, 공평하고, 바른 검사였을까' 자문해보니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우리 검찰이 검찰권의 존재 근원인 국민만 바라보고 한발 한발 뚜벅뚜벅 나아가길 희망한다"고 했다.

강지식 당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감시단 부단장이 2017년 12 20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지자체·공기업 퇴직 건설기술자 경력관리 실태 점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지식 당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감시단 부단장이 2017년 12 20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지자체·공기업 퇴직 건설기술자 경력관리 실태 점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들은 문재인 정부 들어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앞두고 검사장 승진 대상으로 꾸준히 거론됐지만 이번 인사에서도 고배를 마셨다. 모두 27기로 이번 인사가 사실상 마지막 검사장 승진 기회였다.

검찰 내에서 이들은 엘리트 검사로 통했다. 이 총괄교수는 대검찰청 공안3과장과 공안2과장,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부장 등을 거친 공안통으로 꼽힌다. 중앙지검 공공형사부장 재직 당시 2015년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폭력시위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 한상균 당시 민주노총 위원장을 구속기소한 이력이 있다. 한 전 위원장은 2017년 5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과 벌금 50만원이 확정됐다. 그는 2019년 12월 31일 문재인 대통령의 세 번째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돼 석방됐다. 이 총괄교수는 지난해 11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검찰 내부 결속을 위해 법무연수원을 방문했을 때 배성범 법무연수원장과 함께 마중을 나오기도 했다.

강 부장은 대전지검 특수부장, 대검 형사2과장, 서울중앙지검 외사부장, 대전지검 차장검사 등을 지냈다. 현 정부 들어 국무조정실 부패예방감시단에 파견되기도 했다. 강 부장은 중앙지검 외사부장으로 있으면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을 환수하기 위해 전 전 대통령의 회고록 인세 압류를 신청해 법원의 국고 환수 결정을 이끌었다.

지난 4일 검찰 인사에서는 친정부 성향의 검사들이 대거 검사장 자리에 올랐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대변인과 이성윤(23기) 서울중앙지검장을 보좌한 구자현(29기) 중앙지검 3차장이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승진했다. 지난해 중앙지검 2차장이던 이근수(28기) 안양지청장, 최성필(28기) 현 중앙지검 2차장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대변인을 지낸 박재억(29기) 청주지검 차장, 추 전 장관 아들의 군 휴가 특혜 의혹 사건을 무혐의로 지휘한 김양수(29기) 동부지검 차장 등도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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